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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엔지니어링, 무리한 경영으로 해체 수순 밟아

화공사업본부 포스코건설에 흡수. 나머지본부는 해체

강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16/10/06 [05:22]

(브레이크뉴스인천 강태호 기자) 포스코건설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임직원의 절반인 600여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엔지니어링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포스코건설이 인수하기 전인 대우엔지니어링 시절에는 임직원들이 회사주식을 소유하고 운영됐던 회사라서 업계 엔지니어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우엔지니어링은 1990년 대우그룹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사원지주회사로 전환해 운영돼 왔다.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대우건설로부터 회사를 인수한 것.

 

대우엔지니어링은 대우건설에서 독립한 이후 1992년 인천국제공항 Land Side설계와 1994년 서해대교전면책임감리 사업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정통엔지니어링 회사의 강자로 자리매김했고 포스코건설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정통엔지니어링 회사로 인식됐다.

 

하지만 2008년 포스코건설에 인수되면서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이 바뀌었으며 사업분야 또한 정통엔지니어링 회사의 색깔을 빼고 엔지니어링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EPC회사를 추구하면서 시공부분을 대폭 보강했다.

 

특히 토목설계를 담당한 사업부서는 회사가 목표로 세운 1인당 10억원이상의 수주목표액을 채우기 위해서는 정통엔지니어링을 버리고 시공분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철도, 토목, 해양, 환경사업의 설계와 감리를 사업분야로 하던 인프라사업본부는 1인당 1억~2억 정도하는 정통엔지니어링으로는 회사의 목표수주액을 채울 수 없었기 때문에 시공수주를 위해서 매진했고, 설계엔지니어들도 시공현장으로 투입되어 공사나 공무업무를 담당하면서 고군분투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종합건설업으로 수주한 현장 뿐만 아니라 전문건설업으로 수주한 현장에도 투입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현재의 포스코엔지니어링 조직도. <출처: 포스코엔지니어링 홈페이지>    

포스코건설이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한 후 8년간 이런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포스코엔지니어링 엔지니어들의 상실감은 매우 크다. 2008년 포스코건설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지금도 사원지주회사를 유지한 상태에서 건실한 정통엔지니어링 회사로 남아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엔지니어링 한 엔지니어는 "사원지주회사였던 대우엔지니어링 시절에는 회사 분위기도 좋았고 엔지니어로서 자부심도 대단했다" 면서 "포스코건설이 인수한 후로 시공조직으로 전환된 회사를 위해서 익숙하지도 않은 시공업무을 익히느라 고생했는데 이런 결과로 돌아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포스코엔지니어링 내의 3개 사업본부 중 화공사업본부만 남기고 나머지 산업플랜트사업본부와 인프라산업본부는 없애는 형태이다. 화공사업플랜트의 경우 포스코건설과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포스코건설에 흡수되고 나머지 두개 본부는 포스크건설과 중복되는 사업분야이기 때문에 없애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프라사업본부의 공항분야는 없애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엔지니어링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은 최대 30개월의 기본급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근속년수와 정년까지의 연수 등을 고려하면 직원들마다 희망퇴직위로금이 다르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한 엔지니어는 “겉으로는 희망퇴직을 받는 형태이지만 회사내부적으로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눠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면서 “‘A’그룹은 포스코건설로 데리고 가는 그룹이고 ‘B’그룹은 포스코건설로 데리고 가지 않는 그룹인데 만일 ‘A’그룹에 속하는 엔지니어가 포스코건설로 따라가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포스코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포스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 ICT, 포스코플랜텍 등의 포스코계열사들에서 각각 적게는 100여명부터 많게는 600명까지 감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워낙 많은 수의 직원이 감원되다보니 정치권에서도 관심있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한정애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병)은 지난 27일 포스코그룹의 대량해고에 유감을 표하고 경영자의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를 직원 대량해고로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경영자의 모럴 해저드를 비판하면서, “직원들을 대량해고하기에 앞서, 기업들이 최선의 자구노력을 했는지를 고용부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대량고용조정의 경우 신고만 받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기업의 이상행태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스코엔지니어링 구조조정 소식을 접한 설계업계의 "A" 엔지니어는 "삼안이란 회사가 프라임이라는 자본에 팔리고 나서 온갖 고초를 격은 것이 기억난다"면서 "공공분야 엔지니어링 회사는 돈벌이 보다는 국가의 기간산업을 구축하는 주체라는 엔지니어로서의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계업계의 대우엔지니어링 출신의 "B" 엔지니어는 "대우엔지니어링은 인프라엔지니어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엔지니어들을 배출해온 회사였다"면서 "대우엔지니어링 출신들은 대우엔지니어링 출신이라는 자부심도 대단했는데 친정회사가 이렇게 허망하게 없어진다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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