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한국 전래동화를 러시아어로... 천만 원 동화책 출판 프로젝트팀, 카란다쉬

[TM 릴레이 인터뷰Ⅰ] 카란다쉬

윤보람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16/08/25 [22:04]
▲ 카란다쉬     ©윤보람 객원기자

 

자본주의적 논리로 다들 돈이 되는 일만 찾지만, 오히려 저는 대학생으로서 이런 활동을 한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일러스트팀 이하은

“20대인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의 의무가 아닐까 싶어 지원 했습니다- 재정팀 김경국

 

대학생언론연합 The Movement(대표 김영진)는 지난 15일 천만 원을 모아 동화책을 출판하는 대학생 단체 카란다쉬 2를 취재했다. 카란다쉬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되는 카란다쉬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부터 프로젝트에 임하는 그들의 생각까지 밝혔다.

 

-카란다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백지윤(대표): 카란다쉬 팀은 고려대학교 러시아CIS연구소 산하 프로젝트 팀입니다. 노어노문학과 학생 4명이 고려인에 관한 수업을 듣고 대학생으로서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2015년 카란다쉬 1기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2기를 맞는 카란다쉬 팀은 총 14명입니다. 고려인 아이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병기하여 한국 전래동화책을 만들어 출판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동화책을 배부하러 해외에 나가 K-pop 문화퀴즈, 동화구현 등도 진행했습니다.

 

-‘고려인이 누구인가?

백지윤(대표): 고려인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한인을 말합니다. 조선시대에 일부 먹고 살기 힘든 백성들이 국경을 넘어 러시아 연해주에 정착한 것이 시초입니다. 이후 한일강제합병 때, 독립운동을 하거나 혹은 일제의 수탈을 피하기 위해 한인들이 본격적으로 러시아로 이주하였습니다. 땅을 가꾸어 열심히 살아가는 고려인들을, 스탈린이 러시아 내 친일세력을 제거한다는 명목으로 그들을 짐칸 기차에 실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고려인들은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아 세대를 거듭할수록 한국에 대해 많이 잊어가고 있습니다.

 

-고려인을 돕는 이유가 궁금하다.

최세은(원고팀): 중앙아시아 등 국외에 거주하는 고려인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카란다쉬는 청소년기에 정체성의 혼란을 크게 겪을 고려인 아이들에게 그들의 뿌리인 한국에 대해 알려주고자 했습니다. 결코 너희는 한국인이니까 한국어를 배워야해라는 생각으로 한국인이라는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제로 주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백지윤(대표): 고려인들은 훗날 한국에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취업이나 대학진학에 있어 어려움을 겪습니다. 고려인들이 이후 한국에 오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재미있게 한국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카란다쉬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백지윤(대표) : 카란다쉬는 색연필이라는 뜻입니다. 다양한 색이 있는 색연필처럼, 고려인 아이들이 살고 있는 국가에 동화되지 않고, 한국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개성을 가진 민족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또한 카란다쉬는 원고에 국어국문학과, 일러스트에 조형과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어 저희 팀을 표현하기에도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카란다쉬 내부 부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최세은(원고팀): 원고팀은 전래동화를 각색하여 한글 원고를 작성하고 내부 번역팀에서 이를 러시아어로 번역합니다. 또한 고려대학교 교수님을 통해 한국어 및 러시아어 원고를 각각 감수 받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교재 등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뿌쉬낀하우스출판업체에서 전체 교정을 봐줍니다. 2기부터 일러스트 관련 전공자 및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팀원으로 영입하여 원고팀 내부에 일러스트팀이 존재합니다.

오유정(홍보팀) : 홍보팀은 프로젝트 체계 홍보, SNS 홍보 및 관리, 후원 관련 기업체 미팅 등 홍보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백지윤(대표) : 재정팀은 각종 지원금에 대한 계좌장부를 관리하고 배부 업체 선정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협력팀은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부와 관련하여 해외 컨택을 맡고 있습니다.

 

-동화책 출판을 위한 예산은 어떻게 모으고 있나?

백지윤(대표): 크라우드펀딩과 취지에 맞는 공모전을 통해 예산을 모으고 있습니다. 올해는 동화책 1500권 출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 천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배부된 동화책은 현지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

백지윤(대표): 동화책은 해외의 경우, 러시아 대사관과 고려인 학교 등에 보내며, 국내의 경우 안산과 광주의 고려인 단체에 보내드립니다. SNS를 통해 동화책 배송을 요청하시는 분들께도 별도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배부된 동화책들은 한국어 교재로서 수업에 이용되거나 훗날 고려인을 위한 교재 자료로서 수집되어 보관되기도 합니다.

 

-카란다쉬에서 새롭게 인식한 고려인 관련 문제 상황은 무엇인가?

이하은(일러스트팀): 국내에 정착한 고려인 아이들의 경우 한국 적응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고려인 아이들의 경우 모국어가 러시아어기 때문에 한국어 습득에 어려움이 큽니다. 언어 때문에 중앙아시아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법률상의 문제도 겪고 있습니다. 한 고려인 아이가 저는 경찰이 될 거에요!”라고 말하는데 너 그렇게 하려면 한국인 여자랑 결혼해야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고려인 지원 단체 사무직원의 말씀이 아직도 선합니다. 같은 민족임에도 이러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선되길 원합니다.

백지윤(대표):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이 우리 역사책에 많이 빠져있습니다. 해외 각지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에 대한 더 많은 주목이 필요합니다. 이를 비롯하여 위에서 언급한 법적인 문제 등은 모두 현재 고려인이 교포로서가 아니라 외국인으로 취급되는 현실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카란다쉬의 중장기 목표 및 계획이 무엇인가?

백지윤(대표):12월까지 출판, 내년 6월까지 해외에 동화책을 배부하면 1년 반에 걸친 카란다쉬의 2기 프로젝트가 끝나게 됩니다. 동화책 출판은 예산이 많이 드는 만큼 사회 공헌팀의 연 단위 지원을 받아 다시 동화책을 제작하든가 혹은 출판 대신 고려인 아이들 대상 멘토링, 펜팔 등의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3기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