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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작가 “코스닥은 개미 블랙홀, 장밋빛 미래에 투자 말아야”

[인터뷰]피해 사례 엮은 ‘코스닥 비밀보고서’ 통해 고발·피해방지

김영록 기자 | 기사입력 2016/04/28 [15:31]
▲ ‘코스닥 비밀보고서’ 저자 김건 작가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김영록 기자= 최근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개미 투자자’라고 불리는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남에 따라 잘못된 투자로 피해를 입는 사례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코스닥 시장에 미래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높은 위험도는 신경쓰지 않고 투자했다가 큰 실패를 맛 보는 개인 투자자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김건 작가는 “코스닥은 개미들의 블랙홀이다. 워런 버핏이 아니라면 장밋빛 미래에 투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대기업 재무관리 담당자 시절 현장에서 체험한 사례 등을 통해 진정한 ‘내부자’의 조언을 들려주는 김건 작가를 <브레이크뉴스>에서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김건 작가와의 일문일답.


-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27년 동안 10곳이 넘는 대기업 및 계열사에서 재무관리 담당을 했었다. 대부분이 상장기업이었고, 주로 분식회계나 비자금조성, 돈 세탁 등 네거티브쪽에 대해 많이 알게됐다.


이후 경영지침서와 경제비평서, 경제 관련 르포 등 여러 권을 집필했고, 몇몇 일간지와 시사 관련 월간지, 주간지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 왔다.


주요 저서로는 화려한 주식사냥과 엉터리 재무제표 읽는 비법, 글공부 열흘이면 평생이 즐겁다 등이 있다. 화려한 주식사냥으로는 제1회 디지털 문학 공모전에서 연재소설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 글은 언제부터 왜 쓰게 됐는지?

 

▲ 글은 학교 다닐 때부터 꾸준히 써왔다. 법대를 다니면서 신춘문예도 최종심의까지 몇 번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떨어졌다. 당시 떨어진 이유가 타이핑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알고 있다.(웃음) 지금은 타이핑으로 응모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타이핑으로 제출하니 건방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후 취직을 하고 기업에서 재무담당으로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더라. 시간을 쪼개서 해외로 지방으로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가 탈출한 게 구미와 창원 마산 등 이었다. 이후에는 충청남도까지 가게 됐다. 당시에 타자기를 들고 다니면서 글을 썼다.


- 이번에 출간한 책이 ‘코스닥 비밀보고서’인데, 제목이 특이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특별한 이유는 없다. 원래는 비밀노트라고 하려고 했지만, 비슷한 제목의 책이 있더라.(웃음)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에서 연재한 부분도 있어서 코스닥 비밀보고서라고 제목을 정했다.

 

- 그동안 주식에 관련해서 나온 책들이 많다. 이 책이 여타 주식서적과 다른 점이 있다면?

 

▲ 그동안 주식 관련해서 나온 책들은 대부분이 애널리스트나 전업투자자, 기자들이 쓴 것이었다. 그런 책들은 깊숙이 알기가 어렵다. 수박 겉핥기 식이다. 물론, 집필한 분들이 취재와 분석 등이 들어간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직접 기업에 근무하면서 체험을 했고, 실무자였기 때문에 더욱 깊게 실상을 알고 있다. 재무관리도 했기 때문에 경리와 회계들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으로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이메일과 쪽지로 제보가 꾸준히 들어온다. 대부분이 “우리 당했다. 물렸다”라는 내용이다. 이런 제보를 받으면 답변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피해자들을 만난다. 직접 만나서 컨설팅을 해주고, 소송자료 등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녹취록이라든지 다양한 자료들을 입수할 수 있었고, 실상을 책에 담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자료만 작은 용달차 하나 분량이다.


- 책을 살펴보면 대화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소설을 읽는 것 같다. 특별히 대화형식을 택한 이유가 있는지?


▲ 책 내용을 직접 체험한 것과 피해자들을 통해 얻은 자료들로 구성하다 보니, 대화형식으로 됐다. 입수한 조서와 녹취록 등을 풀어서 직접 설명하기 보다는 대화 형식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될 것 같았다.


- 책에 나오는 사건이나 내용들이 사실 기반이라는 것인지?


▲ 맞다. 책에 나오는 사건이나 기업, 사람들은 모두 회사 상호나 이름들만 바꾼 것이다. 실제 녹취록이나 사례들을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사실 초고를 쓸 때는 증권사나 회계사, 직원 이름 등을 다 실명으로 거론했었다. 출판사에 넘길 때 바꾼 이름과 원래 이름을 비교해주는 비교표를 만들어 줄 정도였다.


- 이렇게 개인의 피해사례를 종합해서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 가장 큰 이유는 고발과 피해방지이다. 개미들은 허수에 놀아나고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소액주주들이 피해 입었다고, 법적대응을 해봤자 승률이 낮다. 대부분이 증거불충분이다.


주변에서 종목 추천을 많이들 물어본다. 그러면 종목 추천을 해주지 않고, 이런저런 부분은 하지 말라고 답변해준다. 이 책도 마찬가지 이다. 주식 가이드북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될 것을 말하고 있다. 네거티브를 통해 포지티브를 발견하자는 의미이다.


- 기억에 남는 피해 사례나 부실기업 사례 있다면, 소개해 달라.


▲ 보통 주식 투자를 한다고 하면, 재무제표랑 손익계산서만 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표이다. 최소한 현금 흐름만 파악할 수 있다면, 맞다와 아니다를 예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실기업들이 상장을 위해 매출 뻥튀기와 분식회계, 돌려막기 등을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특정한 유형들은 140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매출을 키울 수 있는게 있다. 거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으로 장난을 친다.


대부분이 부실기업에다 납품했다가 받지 못한 것을 되살려서 빌린 돈으로 메꾼 후 정상적으로 거래한 것처럼 속인다. 코스닥 시장에도 이런 행태가 많다. 그러나 현금 흐름만 추적하다 보면 분식회계나 매출 뻥튀기 등은 누구라도 쉽게 거를 수 있다. 그러나 현금 흐름을 잘 안본다.


한번은 어떤 종목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했더니 검색을 통해서 해당 종목 주주들이 1000여 명 정도가 가입했다. 대부분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며 이메일까지 다운될 정도로 거센 항의였다. 그 과정에서 개미들이 왜 당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 ‘코스닥 비밀보고서’ 저자 김건 작가     © 브레이크뉴스


- 최근 코스닥에서 품절주 때문에 시장 전체가 좌지우지되는 일이 있었는데 품절주에 대한 생각은?


▲ 누가 물어보면 품절주나 급락·금등주에 대해 접근 자체를 하지 말라고 말린다. 재무제표나 현금흐름표를 보고, 건전하지 않은 주식에 대해서는 아무리 누가 추천하던지 사지 말라고 한다.


코데즈룰도 품절주가 단순히 거래가 안된다는 건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기에는 좋고, 관리하기에도 좋다. 근본 요인을 관리해야 하는데, 변죽만 울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상장 심사단계에서 철저히 할 필요가 있고, 바로바로 상장하는 게 아니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익이 100억이 난 기업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0억이 나는 경우가 있다. 벤처기업 중에서는 있을 수 있는 사례다. 이런 경우에 대해서는 상장을 바로 하지말고, 6개월이나 1년을 지켜봐야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상장 후에 사고가 나면 분식회계나 흑자도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견지장치가 있어야 한다.


- 요즘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피해도 증가하는데, 개인 투자자에게 전할 당부가 있다면?


▲ 직접 만나본 피해자를 통해 느낀 점을 말해보자면, 일단 욕심이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을 만나면 하는 이구동성으로 이야기가 “작가님 방식처럼 하면 주식해서 돈 못벌어요”였다.


급등주나 급락주, 테마주를 사고 단타를 노려야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비추천한다. 그 사람들은 급등주 등을 통해서 한번에 이익을 왕창 보지만, 결국에는 나중에 이익보다 큰 피해를 보고 패가망신하게 된다. 저는 소위말해 ‘안전빵’을 추구하라고 조언한다.(웃음)


그리고, 주변에서 지인들이나 누가 좋다고 해도 자기가 직접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 안한다. 이유는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투자에 대해서는 자신이 믿을 수 있을 때까지 직접 몇 가지는 확실히 살펴보고, 신중히 투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조금만 신경쓰면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옹고집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워런 버핏이 아니라면 장밋빛 미래에 투자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기업의 청사진 말고, 현실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 최근 중국 테마주 먹튀 논란이 많다. 어떤 생각인지?


▲ 요새 중국기업이 한국에서 상장하고 먹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캐나다 등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을 이름만 바꿔서 한국증시에 상장하는 경우이다. 나스닥에 있는 부실기업을 중국 자본이 인수해 역병합을 거쳐 한국에서 상장한 후 먹튀하는 거다.


미국 개미들은 오히려 이런 투기성 자본에 당하는 경우가 적다. 정제된 정보를 받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은 우리나라처럼 정보가 떠돌아다니지 않는다. 유료 정보를 통해 신뢰있는 정보만 받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에 정보가 혼재돼 있어서 해당 정보를 가려낼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예전에 지면으로 돌던 찌라시가 인터넷으로 들어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찌라시 세력들이 테마주들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 앞으로 미래에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 하고 싶은 게 있다. 이름도 정해놨는데 투명경제구현연대라고 정했다. 이것을 만들어서 개미 투자자들을 돕고 싶다. 분식회계 필터링 프로그램도 개발해서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계획 중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개미 투자자들에게 한마디

 

▲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나 기업공개 등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다듬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철저한 심사과정을 거치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결국에 투자책임은 오직 자기에게 있다는 것을 알라고 말하고 싶다. 나중에 가면 애널리스트, 코스닥 시장 위원회, 추천해준 지인 등 아무에게도 기댈 수 없다.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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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투자 2016/04/30 [20:21] 수정 | 삭제
  • 유용한 기사 올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 재테크몰라 2016/04/28 [21:40] 수정 | 삭제
  • 검색으로 알았어요. 브레크뉴스 기사 마음에 듭니다.
  • 사랑경제 2016/04/28 [19:18] 수정 | 삭제
  • 블레이크뉴스 만세, 김영록 기자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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