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를 가리켜 좌파(左派) 정권이라고 말하는 정치인이나 정치 평론가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좌파정권이라고 지칭하는 점에 대해서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여왔다. 대선이 가까이 오면서 정치인들의 노선문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노무현 정부를 좌파라고 지칭하는 우파는 우파의 집권을 갈망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념도 평가의 대상
이념문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이념도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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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
박정희와 함께 혁명동지였던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회고록을 통해 박정희의 좌익전력을 상세하게 집필, 타격을 주었다. 박정희 좌익전력 폭로와 김형욱의 실종(1979년)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박정희 가문의 좌익전력은 그만큼 예민한 사안이었다.
박근혜의원은 2년 3개월간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하고 지난 6월16일 대표직을 이임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정치평론가는 "박근혜의원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는 북한이 조총련을 시켜 암살했다. 그런데 박의원이 한나라당 대표로 재임했을 때 북한에 대한 발언이 거의 없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면서 "박의원의 이념적 색깔이 좌파인지, 우파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신년사에서 "저와 한나라당은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위해서 보다 전향적이고, 대담한 접근을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일은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으나 전향적이고 대담한 접근이 현실화 된 업적이나 기록조차 없다.
박의원은 지난 6월16일 있었던 한나라당 대표직 이임사에서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정체성을 지키고, 국민을 지켜야 할 사명이 있다. 국민을 분열시킨 갈등과 상처를 봉합해서,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 사명이 있다. 흩어진 국력을 하나로 모아 경제를 살려야 할 사명이 있다.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의 아픔을 줄여 줄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 사명이 있다."면서 "국익우선의 현명한 외교와 원칙 있는 대북 정책으로 평화통일의 길을 앞당겨야 할 사명이 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배울 수 있고, 전국 어디에 살든지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선진한국을 만들 사명이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 있는 대북 정책으로 평화통일의 길을 앞당겨야 할 사명"을 강조했다. 이임사에서 언급한 북한 문제언급이 박의원의 대 북한 발언의 수위를 말해주고 있다.
김정일-박근혜 4시간 30분 사담 공개되어야
박의원은 대 북한발언을 극도로 자제, 본인의 이념성향이 좌파인지, 우파인지를 가늠치 못하게 하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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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박근혜의원 ©브레이크뉴스 |
박근혜 의원은 김대중 정권 시절인 지난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박의원은 당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6.25 국군포로 생사 확인, 금강산댐 공동 조사, 북한 축구대표팀 서울 방문, 통일축구대회 등을 합의 한 바 있었다. 당시 박의원의 북한 방문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김대중 정부의 도움으로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중간에 좌파적 색깔을 가진 이가 북한에 소개, 김정일과의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박의원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4시간 30분에 걸친 사담(私談)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대표는 공인이므로 이때 나눈 사담이 공개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깊이 나눈 이야기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이다.
공교롭게도 박의원은 김정일을 만나고 온 이후 정치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 야당인 한나라당의 대표직에까지 오르게 됐다. 그는 이제 2007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한나라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그런 만큼 그는 자신의 이념적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 박정희 가문의 좌익적 피가 아직도 혈관에 흐르고 있는지, 아닌 지의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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