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뒤안길로 사라지는 ‘다음’..“세상 바꾸는 일 즐거웠다”

다음카카오 임시 주총 열어 사명 ‘카카오’ 변경 예정

진범용 기자 | 기사입력 2015/09/08 [14:09]
▲ 역사의 뒤안길 사라지는 ‘다음’..“세상을 바꾸는 일 즐거웠다 이제 안녕”     ©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진범용 기자= 지난 20여 년의 시간 동안 네이버와 더불어 양대 포털사이트로 이름 알리던 ‘다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사명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이에 대해 이재웅 다음 창업주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즐거운 실험이 일단락되고 회사 이름은 소멸되지만 그 문화, 그 DNA 그리고 그 문화와 DNA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아직 소멸되지 않았다”며 “즐겁게 세상을 바꾸는 일은 너무나 어려웠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 즐거웠고 멋진 경험이었다”고 아쉬움과 추억을 그렸다.

 

다음과 카카오 합병..다음카카오 1년 만에 역사의 뒤편으로    ©브레이크뉴스

 

다음과 카카오 합병..‘다음카카오’ 1년 만에 역사의 뒤편으로

 

사실 다음과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합병을 공표했을 때만 해도 다음이라는 이름이 사라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실제, 국내 NO.2 포털사이트 다음과 국내 NO.1 메신저 카카오의 합병은 말 그대로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당시 기자 간담회 자리는 어느때 보다 성대하게 치러졌다.

 

더욱이 ‘다음’이라는 브랜드는 국내 포털 1세대를 지칭하는 하나의 키워드이기도 한 만큼 다음카카오가 최근 다음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했음에도 다음이라는 이름은 지속될것 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다음카카오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웹과 모바일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다음카카오’ 사명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이 존재했기 때문에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히며 다음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

 

이 때문에 23일 열리는 임시 주총 이후 ‘다음’이라는 로고는 물론, 이름까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혁신적 회사 다음의 발자취     © 브레이크뉴스

 

혁신적 회사 다음의 발자취

 

다음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다음이 가는 길에는 늘 ‘혁신’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다음은 지난 1997년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을 통해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렸고 1999년에는 온라인 커뮤티니 카페를 시작해 2000년에는 포털사이트 다음을 잇따라 출시해 ‘온라인 놀이터’라는 개념을 만들어내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특히 지난 2003년 출시한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이라는 서비스는 현재 모든 사용자가 가장 쉽게 즐겨 보는 ‘웹툰’의 시작이었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역시 이전까지 기업들과 분명히 달랐다.

 

다음은 표현의 자유를 추구해 구성원들에게 직급 대신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한 첫 회사였다. 이후 넥슨, 엔씨소프트 등 다양한 기업들에서 이 정신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사옥을 제주도로 옮긴 것 역시 기존까지 모든 기업이 하지 못한 새로운 실험이었다. 이처럼 다음은 새로운 실험과 새로운 기업문화를 선보이며 지금까지 없던 신시대적 문화혁명을 일궈냈다. 

 

하지만 다음은 2000년대 중반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조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이 틈을 타 네이버가 새로운 콘텐츠 등으로 중무장해 시장을 공략하자 속수무책으로 유저를 빼앗기며 2008년에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이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 후 다음은 ‘마이피플’ 등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이마저도 ‘카카오톡’, ‘라인’ 등에 밀리며 어려움이 지속됐다.

 

결국, 2014년 카카오와 합병을 통해 새로운 다음카카오로 재탄생했지만, 이마저도 오래가지 못하고 사명이 카카오로 새롭게 변경됨에 따라 다음은 이제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 역사의 뒤안길 사라지는 ‘다음’..“세상을 바꾸는 일 즐거웠다 이제 안녕”     © 브레이크뉴스

 

한편, 이 창업주가 꿈꾸던 즐거움 실험은 이제 새롭게 탄생하는 카카오에 몫으로 남게 됐다.

 

흥망성쇠가 하루아침에 갈라져 버리는 현대에 흐름에 새롭게 출발하는 카카오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대의 흐름이 너무도 빨리 흐르고 있어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통해 포탈사이트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던 네이트마저 휘청이는 지금 어찌 보면 다음을 버리고 새롭게 재도약을 노리는 다음카카오의 선택은 옳은 결정일 수도 있지만, 과거 팬택이 큐리텔의 이름을 버리고 먹거리 찾기에만 치중하다 현재의 상태까지 악화된 것을 다음카카오는 꼭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연, 과거 새로운 온라인 놀이문화를 이룩한 다음의 정신을 카카오가 받아들여 새로운 혁신의 발자취를 세상에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y7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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