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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단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학교 규정에 따라 안식년(安息年)을 갖는다. 안식년이란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지적-육신적 충전을 기하는 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를 보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한 사례가 많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정치 인물이다. 민주화 투쟁 과정 당시는 집권자로부터의 정치보복이 두려워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김대중은 다시 정계에 복귀, 대통령에 당선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런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정계은퇴 선언 시기로 봐, 김대중 시대와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대학교수의 안식년 수준에 해당되는 행위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고 정계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잠시 정치휴식을 취하겠다”는 의미 정도의 선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손학규 전 경기 지사의 정계복귀는 큰 명분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게 필자의 지론이다. 쉬었다가 나오는 것이니 언제든지 정계로 나오면 된다.
대선에서의 패배도 아니고 충선에서의 패배문제이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정계은퇴의 과정도 없이 국회의원직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정계복귀 수순은 자연스럽게 성명서 하나쯤 발표하면 되지 않겠는가. 정치휴식을 끝내고 돌아오는 수순이기에 그렇다. 정계복귀를 위한 큰 명분이 없어도 된다는 말이다.
다만 그가 다시 정계로 되돌아 올 때,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의 지향점을 확실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의 야권 승리, 즉 수권을 위한 투쟁으로서의 정계복귀임을 전제로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의 큰 테제는 몇 가지로 대별된다. 우선 통일국가를 만드는 일이다. 이는 정치권에 주어진 큰 국가를 위한 임무이다. 손 전 지사의 정계복귀 명분은 분단국가 통일에 염두를 두었으면 한다. 이어 대한민국에 주어진 큰 과제는 선전국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정계복귀를 하는 이유 가운데 선진국가 만들기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국민들의 복지상승도 포함되어 있다. 정치 지향점을 확실하게 밝히는 일, 손 전 경기지사의 정계복귀 명분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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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야권은 차기 대선에서 집권할 강력할 대선 후보를 원하고 있다. 현재 외부로 비쳐지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와 그 세력 정도가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낙마한 전력이 있는 정치인이다. 현재로선 빅1자리를 굳히고 있지만, 비주류적 인물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의 숲 속에서는 항상 주류와 비주류가 치열하게 경쟁한다. 박근혜-이명박의 첫 정치적 관계는 주류와 비주류였다. 이 경쟁에서는 비주류인 이명박이 승리, 대권을 먼저 거머쥐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정권 하의 비주류였던 박근혜가 대권을 이어받았다.
마찬가지로 현재 야권의 대권가도에서도 주류와 비주류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게 바람직하다. 문재인-손학규, 빅2 양자 간 야권 차기 대선후보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면 야권의 선거흥행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의 정계복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누가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가 되는지?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는 전적으로 새정치민민주연합 당원들의 몫이다. 손학규, 이젠 정치휴식을 끝내고, 당원들이 기다리는 정계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복귀하기를 기대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