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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와 관점] 말 많던 면세점 사투 속 ‘무책임’했던 관세청

김수경 기자 | 기사입력 2015/07/20 [12:55]
▲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대기업군 후보지     ©브레이크뉴스

 

브레이크뉴스 김수경 기자= 치열했던 면세점 사투가 드디어 끝이 났다. 승자인 한화갤러리아와 HDC신라면세점은 기쁨을 누리며 면세점 오픈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패자들은 오는 9월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면세점 대전은 치열했던 만큼 뒷맛도 개운치가 않다. 면세점 입찰이 시작됐을 때부터 제기된 내정설 및 독과점 논란, 발표 직후 불어닥친 정보유출설 등 오히려 후폭풍이 더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 입찰을 주관했던 관세청은 그저 ‘남의 일’인마냥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 사업자 결과가 미리 유출됐다는 의혹은 유통업계와 더불어 금융업계에서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의혹은 지난 10일 서울 대형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가 발표 전인 오전 10시부터 급격히 상승하면서 제기됐다. 
 

이에 관세청은 “발표 당일 10시가 넘어서야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집계하기 시작했고, 오후 4시 경쯤 사업자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럴 리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결국 거래소와 금융위가 전방위적인 조사에 들어가면서, 관세청은 당시 설치된 CCTV를 수거하는 등 고강도 조사에 나섰다.

 

이러한 유출설 때문에 내정설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사업자가 미리 내정됐으니 이른 아침부터 정보가 유출돼 주가가 상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한, 관세청은 이번 신규 면세점을 선정하기 앞서 관계부처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허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입찰에 대한 평가기준을 밝혔지만, 이 기준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미흡했다.

 


예를 들어, 합작 법인의 경우 ‘재무건전성’이나 ‘경영능력’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말이 많았던 롯데와 호텔신라의 독과점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몇달 내내 관계자들이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사회 환원에 대해 많은 말이 오가기도 했다. 관세청이 사회공헌 요소를 150점으로 배정하자마자, 기업들은 너도나도 과도한 환원을 외쳤다. 이는 어느 정도 객관화할 수 있는 다른 기준과 달리 더 많은 환원이나 상생 기준을 제시할 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 기업은 입찰 경쟁이 과열되자 영업이익의 10~20%를 환원 하겠다는 실천여부가 불투명한 공약을 내세울 정도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기업의 경쟁이 과열될 것을 예상한 관세청이 더 많은 세수를 거두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 경제부 김수경 기자     ©브레이크뉴스

또한, 관세청은 선정 결과를 발표할 때조차 구체적인 점수 등 논란을 잠재울만한 입장을 공개하지 않아, 여러 의혹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결국 과열된 경쟁에서 예상됐던 논란들을 관세청은 그저 ‘수수방관’ 했다. 더욱이 면세점은 특성상 막대한 이윤을 보장하는 특혜 사업이기 때문에, 관세청은 선정이 끝난 직후까지 책임 있게 앞장서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으나 그렇지도 못했다.

 

다음에 있을 기존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관세청이 부디 명확한 평가 기준과 책임감 내세워 뒤탈없는 경쟁을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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