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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2,500만원 꿀꺽" 신종사기 '전화 꽃뱀 주의보'

이은식 기자 | 기사입력 2006/04/06 [16:32]

국산 중형차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을 전화 요금에 썼다?

지난해 11월 집전화 요금만으로 무려 2,500만원이나 쓴 고교생이 있어 주위 사람들의 넋을 잃게 했다. 한달 전화 요금으로 2,500만원을 썼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사실.

이 고교생은 중국유학생이라는 누나와의 통화로 거액의 전화요금 청구서를 받아 들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또 대학 휴학생 이 모씨(24)는 지난 달 말 휴대전화 사용료로 무려 350만원이 넘는 금액의 청구서를 맏았다. 그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중국유학생과 통화하며 350만원이란 거금을 쏟아 부은 것.

그와 통화한 여성은 곧 한국에 귀국할 예정이라 친구를 만들고 싶은데 돈이 없다며 꼭 수신자부담전화를 걸어왔다. 그녀는 통화할 때마다 한 시간 이상씩 수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결국 이씨는 전화요금을 내기 위해 얼마 전부터 공장에서 야간 근무를 시작했다.

이들 외에도 여성들과의 국제 통화로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경제적 피해를 본 이들은 부지기수. 이같은 '국제전화꽃뱀'에 얽힌 자세한 내용은 오는 7일 sbs '생방송 세븐데이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남성들에게 통화하며 낭패를 보게 하는 이들 여성들은 일명 '국제전화꽃뱀'이라 불리며 함께 살며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필리핀에서 6개월간 한국 남성들에게 전화 거는 일을 했다는 주희(가명)씨는 현지에서 어학연수도 하면서 틈틈이 전화를 걸어 돈을 벌 수 있다는 w사의 구인광고를 보고 필리핀에 갔다. 필리핀에 간 주희씨는 "그곳엔 나 외에도 8∼10명의 여성들이 한 집에 살며 한국의 남성들에게 수신자부담으로 국제전화를 걸었다"고.

그녀들이 살았던 곳은 마닐라의 대표적인 부촌인 알라방. 이 지역은 필리핀의 베버리힐스라 불리며 주민출입증이 없으면 외부사람은 출입조차 불가능한 곳이다. 문제의 여성들은 알라방의 3층짜리 고급주택에 모여 살며 전화통화 한 시간 당 만원의 수당을 받았다.

w사는 현재까지도 필리핀과 태국에 파견할 '국제전화꽃뱀'들을 모집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w사의 직원 교육 지침서엔 '상대 남성에 맞게 자신을 어떤 인물로 공략할지를 정해라' '채팅을 너무 길게 끌지 말고 전화번호를 받아라' '대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화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해라' '필리핀 현지의 주소를 절대로 알려줘서는 안 된다' 등의 사항이 기록됐다.

문제의 업체가 이들 여성들에게 지급했던 수당은 모두 남성들의 전화통화를 통해 올린 수익금. 한번쯤 걸려오는 정체 불명의 전화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다.
 
이은식 기자 enter@g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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