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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암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거취두고 여당 사생결단으로 집안싸움

서지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6/30 [17:40]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왼쪽)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문 기자

 

불교에서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키워야할 4가지 감정으로 ‘자비희사(慈悲喜捨)라는 말을 하고 있다. 자(慈)는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원하는 마음이고, 비(悲)는 가엽게 여겨서 괴로움과 고통을 없애 주려는 마음이며, 희(喜)는 다른 사람이 기뻐할 때 같이 기뻐해 주는 마음이다. 그리고 사(捨)는 분노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마음을 말한다.

이 네 가지는 물론 종교에서 말하는 부분이기는 해도 정치권에서도 지켜야 할 도리다. 정치에 개인의 감정이 개입되면 정치는 국민 모두의 정치가 아니라 한 개인의 정치로 독선이나 독재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작은 박 대통령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의 국정운영의 실패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니 그 화풀이를 한 개인을 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개인인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니라, 미래권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우선 미래권력에 줄서기를 하는 의원들에게 경고를 주어 자신의 권력을 남은 2년 반 동안 견고히 가져가기 위한 예포(豫砲)라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대통령 취임 후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니, 남은 2년 반을 위해 무언가 승부를 할 때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화살의 과녁이 유승민 원내대표에게로 방향을 설정한 것 같다. 대통령 지지도가 연이은 악재로 떨어지니, 승부수를 던져 미래권력에게로 쏠리는 것을 막으려는 고단위 방책으로 추산된다. 혹자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배지를 달아준 게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유승민 의원은 손 놓고 있었는가, 아이들 땅따먹기 식으로 정치를 논하지 말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거취를 두고 여당 내에서는 사생결단으로 집안싸움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5일 발언 중 줄 세우기란 말이 나온다. 지금이 바로 그런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줄이 흩어질 것을 대비해 엄포를 놓았고, 다수의 의원들은 암암리에 미래권력에 줄을 서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비박계 의원들은 지금이 왕정시대냐”며 집단 대응에 나설 태세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여당 집안싸움에 메르스로 피해를 본 국민들의 한숨은 잦아들지 않는다. 겨우 메르스 사태가 종식인가 했더니, 여당 내 갈등양상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정쟁(政爭)은 명분도 없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도 어렵다. 친박계에서 의총을 소집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론 내자는 의견이 나온다. 내전의 악화를 막자면 이 방안은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 서지홍     ©브레이크뉴스

의원들이 선출한 원내대표이니 의총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도 합리적이다. 국가적 난제가 수두룩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집안싸움을 길게 가져가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당사자들이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공적인 자세를 취하면 싸움은 진정될 것이다. 박 대통령이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때로는 침묵이 더 무서울 수 있다. 국회는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거부로 모든 의사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추경예산 집행이나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제활성화법은 내분이 이어질 경우 지연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유 원내대표 비판에는 살벌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유 원내대표의 잘못이 있다 해도 이런 식의 ‘분노의 정치’는 국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로 네 탓 공방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다. 국민들이 이런 싸움을 어떻게 바라볼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유연한 자세로 꽉 막힌 정국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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