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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 왜 “조선일보를 없애주세요”라고 기도할까?

“언론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언론이 앞장 서 쟁취해야 한다”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5/05/27 [11:06]
▲ 함세웅 신부   ©브레이크뉴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사회의 특징은 인터넷을 통한 신속한 정보의 이동을 들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기반시설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첨단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 선진 정보소통 국가를 자랑한다. 이런 시대에 언론의 자유와 비판 기능은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언론의 본령은 비판에 있다.  국가가 살려면 언론이 살아야한다. 다시 말하면, 강한 비판언론이 있어야 강한 국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과거 군부독재시절,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의 선봉에 섰던 함세웅 신부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를 없애주십시오”라고 기도해왔다고 털어놨다. 이 발언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유력 언론사를 망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는 성직자의 발언, 이 발언을 하기까지는 고심이 이어졌을 것이다.

 

1974-1975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들이 박정희 정권을 향한 투쟁은 언론자유의 쟁취를 위한 투쟁이었다. 최근 가톨릭 쪽에서 당시 언론자유 운동을 도왔던 함세웅 신부가 미디어오늘(인터뷰어=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의 대담에서 그 당시의 비화 일부를 털어놨다. 함 신부의 발언은 한국언론의 정치적 색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중앙정보부는 지난 1974년 12월 하순부터  동아일보사에 대해 광고탄압을 시작했다. 함 신부는 이때의 비화에서 “12월 31일자 동아일보 8면 전체를 차지한 ‘암흑 속의 횃불’이라는 광고입니다. 민청학련과 인혁당 사건의 진상을  비롯해서 지학순 주교님의 양심선언 등 박정희 유신독재의 실체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내용이었지요. 당시 언론은 물론이고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들이 실렸으니 박정희가 보고 치를 떨었을 것입니다”고 설명하면서 “그 광고를 싣기 전에 김수환 추기경님께 문안을 보여드렸더니 이런 내용이 어떻게 신문에 나가겠느냐고 걱정하시더군요. 그러나 정작 ‘암흑 속의 횃불’이 나온 동아일보를 보시고는 매우 놀라시면서 정말 기뻐하셨습니다”고 전하고 있다.

 

이 대담의 인터뷰어가  함 신부를 향해 “1975년 3월 17일 새벽에 박정희 정권의 압력에 굴복한 동아일보사 경영진이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 160여명을 폭력으로 몰아냈습니다. 그들 가운데 113명이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결성했지요. 그보다 닷새 전인 3월 12일에는 조선일보사가 제작거부 농성을 하던 기자 33명을 완력으로 쫓아냈습니다. 당시 함 신부님은 재야인사들과 함께 두  신문사를 오가시며 그 부당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셨지요. 그런데 조선일보사가 3월 14일자 1면에 올린 사고(社告)를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총무 겸 대변인, 민주회복국민회의 대변인이시던 신부님을 ‘범죄자’처럼 비난했습니다.”고 질문하자 함 신부는 “저는 그때 조선일보를 직접 보지는 못했고 나중에야 그런 사고가 나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조선일보 주필이던  선우휘라는 소설가가 그 사고를 썼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소설 같은 주장이라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독재의  주구들의 속성은 그런 것 아닌가. 우리에게 할 말이 아니라 박정희 같은 불의한 권력자들에게 그런 소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이후 수십년 동안 조선일보가 저에 대해 인신공격을 펼 때마다 ‘저 신문사의 경영진과 그 하수인들은 악마와 그 졸개’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와 문일석 발행인     ©브레이크뉴스

이어 인터뷰어는 “현재의 젊은 언론인들은 조선일보사가 회사의 공식 견해인 사고를 통해 그렇게 비열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왜 악마라는 극단적 표현을 하셨습니까?”라고 되묻자 “시편에는 여덟 가지 유형의 기도가 있습니다. 찬미, 탄원, 감사 등이 주를 이루는데 후반부에 저주기도가 있습니다. 누군가를 없애달라는 저주기도는 그냥 저주하면 한낱 저주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부르면서 저주를 하면 기도가 됩니다. '독자들의 머리를 썩게 하고 시민들이 판단력을 잃게 하는 조선일보를 없애주십시오. 하느님!' 하면 기도가 된다는 말씀이지요“라고 응답했다.

 

함 신부는 인터뷰 말미에서 “그리스도교인인 저는 조중동과 청와대의 지배를 받는 방송사들을 타파하는 것이 자유언론실천재단의 역사적 소명이자 신학적 구원의 책무라고 믿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입니다. 언론은 동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에게 가치 지향적 삶을 제안하는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권력자들은 언론의 비판적 감시기능을 제약하고 있습니다.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언론이 앞장 서 쟁취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던 시대의 언로가 어떠했는지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함 신부는 특정언론을 없애달라고 하느님에게 기도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상상해보면, 이 기도를 들어온 하느님도 지금까지 그 신문을 없애지 않느라고 고민이 무척 많았을 것이다. 물론 이 기도의 대상은 특정언론인 조선일보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기도일 수 있다. 함 신부는 이 시대 한국의 모든 언론을 향해 “언론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언론이 앞장 서 쟁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선일보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결코 아니다.

 

현 시점에서도 “조중동”이라고, 세 언론사를 싸잡아 평하는 사회적 기류가 형성돼 있다. 보수언론의 총칭이기도 하다. 우리 언론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지만, 너무 짙은 색깔론에서 탈피해야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언론이 기사를 쓸 때 보수-진보라는 특정색깔을 과하게 입히지 말고 사실보도에 치중하는 게 정도(正道)일 것이다. 언론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할 수 있다. 언론이 한쪽으로 편향되면 나라도 한쪽이 썩어간다. 현실과 미래를 볼 때 이런 편향된 언론은 국가에 해(害)를 입힐 수 있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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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을바로보라 2015/05/28 [19:53] 수정 | 삭제
  • 하나님이 당신 부하요? 당신도 결국 당신 자신이 신인게지. 표현의 자유가 하나님 위에 있소? 당신같이 신을 이용하는 인간이 진정한 악마요? 악마...
  • 옥수수 2015/05/28 [18:16] 수정 | 삭제
  • 신부님,신부님께선 성도님들의 양육의 더 귀를 기울여 주세요
    정치하는 사람들 다 자기만 잘났다고 합니다..누가 대통령한들 음,양 이 없겠습니까?
    입에 성령의 축복을 비십시요
  • 조선폐간운동 2015/05/27 [16:09] 수정 | 삭제
  • 친일로부터 군부독재 옹호에 이르기까지......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저지른 악행은 하늘에 사무쳐 있다.
  • 힐러 2015/05/27 [13:33] 수정 | 삭제
  • 나도 오늘부터 당신을 신부라고부르지 않느다
    교리배울때 저주의 기도는 배우지않았다
    나라를 망치고 신자들을 혼란에 빠지게하는 당신은 한국천주교의is인지
    저 북한이 얼마나 나쁜지 알면서 거기에는 한마디 말도업고
    왜 세월호가 정부에서 운행하는회사인지 정확한본질은 모르는지
    북한에는 종교생할할수있는지 신부라는 직업이있는지 정말 우리나라가좋은지모르는지
    총살형도업고 숙청도업고 배고프지않으니 정치할거아니면 조용히 묵주기도 올려길
  • solomon 2015/05/27 [12:29] 수정 | 삭제
  • 그래서 기도의 답이 왔습네까? 뭐라든가요?조선일보 폐간됐나요?
  • wjdml 2015/05/27 [11:30] 수정 | 삭제
  • 조선일보 없어지면 김정은의 나라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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