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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여론조사...믿을 것과 못믿을 것?

여론조사 정밀도 높이는 표본이용 민심 바른척도될수 있어야

이지혁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19:05]
▲     © 이지혁

지난 18대 대선때 안철수 광풍이 불어닥쳤을 때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처음으로 추월한 사례가 어느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야권후보 적합도‘ 항목을 적용하면서 부터다.

이로 인해 그 여론기관이 의도했든 아니든 친문 지지자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는 대선여론조사에 있어서 단순하게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인기도’ 항목보다 ‘적합도’가 하나의 바이블이 되어 버렸다.

‘적합도’는 이후 ‘선호도’라는 명칭의 항목을 사용하는 기관도 생겨나면서 18대 야당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는 결정적인 불리함으로 작용했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된다는 국민의 여론이 50% 중반대 가까이 되었고, ‘새누리당 재집권’을 희망한 여론이 40프로 초반대였음을 감안한다면 정권교체라는 국민들의 큰 뜻을 받들기 위해서라도 당시 여당후보인 박근혜 후보와 본선에서 대적하여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 야당후보인가로 귀결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안철수 후보가 국민들 사이에 뜨거운 지지가 있었지만 정당과도 같은 울타리속에서 체계적인 세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막강한 조직의 힘을 자랑하는 전통의 민주통합당의 저력과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친 민주당 성향의 언론들과 여러 미디어 기관들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사격을 현실적으로 이겨내기가 힘들었다고 간주되는 것이다. 친 민주당성향으로 분류되는 매체중 하나로 알려져있는 언론에서 게재한 ‘안철수 대통령은 없다’는 칼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히 충격적이고도 노골적으로 편향된 칼럼으로 기억되고 있다.

국민들이 마음속에 누구를 지지하고 있느냐는 의사를 취합하는 아주 단순한 방식의 ‘인기도’ 조사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장 쉽고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식인데 18대 대선당시에는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단순항목과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자들이 야권단일화를 전제로 할 경우를 두고서 야권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느냐는 항목, 그리고 상대인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경쟁력 항목 사이에서 그 적용치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적합도’항목에서 재미를 보기 시작한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팀 사이에서 ‘적합도’는 양측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안 후보 측 단일화 협상팀 금태섭 상황실장은 문 후보가 적합도에서 안 후보를 앞지르고 있는 것에 대해 여당성향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지금 나와 있는 여론조사들을 보면 박근혜 후보의 지지자를 포함시켜서 적합도를 보는 것이 맞는데 그것은 정말 기본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비슷한 이유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결국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인해 박근혜 후보와 맞대결에서 안철수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문재인 후보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섰고 결과적으로 정권교체의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     ©이지혁
           (9월 21, 22일 양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성인남녀 천 명을 대상 유무선으로 조사,
           사진: KBS 뉴스 화면 )

▲     ©이지혁
▲     ©이지혁
             (SBS가 TNS에 의뢰, 11월30일~12월1일 유무선 혼합방식 전국 성인남녀 1,500명 대상으로 조사,
               사진: SBS 뉴스 화면)
 

2013년 4.24 보궐선거의 격전지였던 노원병의 경우에 4월 3일자 어느 한 여론기관에서 지난 2일 서울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준영 후보가 44.0%, 안철수 후보가 38.9%로 조사됐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비슷한 시기에 조사된 타기관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결과였고 심지어 새누리당 자체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돼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실제 투표결과에서 안철수 후보는 60.5%를 획득해 32.8%의 득표를 얻은 허준영 후보를 거의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따돌렸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2일에 어느 한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안철수 의원의 전 측근이기도 한 강연재 변호사가 한 종편에 출연하여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여론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이 기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계속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누가 의뢰하고 조사비용을 내는지 상당히 궁금하다. 정치색을 떠나서 심심하면 물어보는 게 ‘요즘 누구를 좋아하느냐’인데 거기 문 후보 지지는 거의 없고(중략) 문 후보에 대한 환멸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자 해당 여론기관은 곧바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던 4월 22일 오후 강연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oooo L씨가 저를 고소했네요. 새정연 당대표 선출 직전에 문재인 후보가 반기문총장의 대선후보 적합도 지지율을 훌쩍 앞서서 1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서 ooo의 패널로 출연해 “여론조사결과가 선뜻 공감이 안된다. 하루가 멀다하고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하는데 누가 그렇게 의뢰를 하는지 궁금하다” 는 취지로 말한게 전부인데 펄펄 뛰더니 두달 여 지나 고소. 앞으로 oooo 조사 결과는 무조건 믿으시고. 절대 의문도 가지시면 안됩니다. 고소 당해요. 고소고발 남발하는 박근혜정부. 새누리당 욕 할거 없네요. 정치권 언저리에서 밥 먹고 살면서 안 배워도 될 것 까지 배우신 듯.”이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SNS에 올라온 네티즌 사진)
 

최근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는 서울 관악을 지역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모 여론조사 업체가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23일 “여론조사를 빙자한 ‘여론조작’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고, 무소속 정동영 후보측은 전날 ‘서울시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에 객관성 및 신뢰성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기관이 발표한 조사는 최근 관악을에 대한 여론조사를 발표한 결과들과 판이하게 틀린, 새민련 후보가 새누리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오르고 특히 정동영 후보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나온 것으로 나온 결과라 새누리당과 정동영 후보측 양측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 되었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 결과를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 후보가 버젓이 현수막을 제작하여 내걸었고 이에 정동영 후보 측은 선관위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고 선관위가 26일 철거명령을 내리고 결국 정태호 후보측에서 철거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자신들이 고안한 아이디어를 차별화된 첨단상품이라고 내세우기보다는 원래가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여겨온 그대로의 객관적인 항목을 적용시키고, 좀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여론조사 과정에서도 좀 더 정밀도를 높이는 표본들을 이용하여 민심의 바른 척도가 될 수 있어야 하겠다. 자칫 잘못하여 특정 정파에 유리한, 더 나아가서 여론조작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해서는 여론조사기관들의 자체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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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세상 2015/04/30 [11:51] 수정 | 삭제
  • 이지혁 기자의 글이 저를 잘 변호해 줄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 기관들마다 엄청나게 다른 수치를 두고 국민에게 믿으라고 하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자체정화하던지, 국회에서 법을 정하던지 해서 제대로 된 여론조사가 나와야 국민이 비로소 여론조사를 신뢰할 겁니다. 현재의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조작 수준입니다!! 내일 금요일 5월 1일 2시에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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