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시발(始發)에서 전기차까지..대한민국 자동차 역사]①최초 국산차 시발(始發)

김광호 기자 | 기사입력 2014/10/16 [17:02]
브레이크뉴스 김광호 기자=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자동차 강국으로 불리는 나라들에 비해 자동차 산업 역사가 현저히 짧은 우리나라는 현재는 세계 5대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한민국 토종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세계적인 VIP들의 의전차량으로도 자주 등장하며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면서 한 때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명실상부 세계가 인정하는 자동차 수출국이 된 대한민국. <브레이크뉴스>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강국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동차 역사를 되짚어 봤다.
 
▲사진 출처=삼성자동차박물관 홈페이지
 
대한민국에 최초로 등장한 자동차는 1903년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해 의전용으로 들어온 ‘포드 A형 리무진’이다. 2인승이었던 포드는 소음이 심해 황제의 체통에 맞지 않는다고 이용하지 않았고 그저 궁궐의 구경거리가 됐다.
 
그리고 1955년 8월, 서울에서 정비업을 하던 최무성·혜성·순성 3형제는 미군의 지프 엔진 및 변속기와 드럼통을 이용해 지프형 자동차를 만들었다. 모델명은 자동차 생산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시발(始發)’로 정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순수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자동차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비록 주요 부품을 미군 차량에서 가져왔지만 실린더 헤드 등 엔진 부품을 한국인이 공작기계로 깎아 만드는 등 국산화율이 50%가 넘어 국산차의 원조로 평가받고 있다.
 
지프형 6인승으로 배기량 2195cc에 최고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었던 시발은 사실상 수제(手製) 승용차여서 1대를 제작하는 데 4개월이 걸렸고, 1955년 8월부터 1963년 5월까지 생산됐다.
 
차량 가격은 8만환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55년 10월 서울 창경원에서 열린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서 최우수상품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아 신문에 크게 보도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자동차에 큰 관심을 보였던 이승만 대통령은 상공부장관에게 매주 시발의 제조 및 판매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발의 가격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1년 사이에 30만환으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당시 을지로 입구에 있던 천막공장 앞에는 시발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듬해인 1957년에는 9인승 ‘시발 세단’도 출시됐고, 택시회사들의 관심을 끌면서 ‘시발 택시’가 전국을 누비기도 했다.
 
심지어 부유층 사이에는 ‘시발계’까지 등장했으며, 선금을 받고 주문을 받은 선약금도 1억환이 넘으면서 주물공장을 인수해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그리고 시발을 세상에 내놨던 천막공장은 ‘국제차량공업사’라는 이름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하지만 시발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정부보조금이 끊기고 일본차 수입이 허용되면서 시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급속히 식어갔다.
 
특히, 닛산의 블루버드가 ‘새나라 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수입되는 등 정부가 소형차 판매권을 제한하면서 시발은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시발은 단종 되기에 이르렀다. 버스와 트럭, 트랙터 등 대형차로 활로를 모색하려 했던 국제차량주식회사도 1964년 문을 닫게 됐다. 시발은 회사가 문을 닫을 때까지 약 3000여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발 이후 신진자동차가 블루버드와 코로나, 크라운, 코티나 등을 생산했지만 이는 외국 모델을 국내에서 조립한 것이었다.
 
비록 1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단종되는 운명을 맞이했지만,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 탄생한 시발은 우리나라 자동차교통 재건과 자동차산업 개척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시발은 1955년 10월 박람회에 출품한 시작 모델을 바탕으로 당시 소재와 제작 방식을 적용해 전시품으로 제작돼 현재 삼성화재교통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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