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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조상과 자손이 왕래하며 만나는 창

제사(祭祀)의 유형은 ‘사(祀)-제(祭)-향(享)’으로 구분해

노병한 풍수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10/14 [05:44]

[노병한의 조상영가산책]제사(祭祀)는 조상과 자손이 왕래하고 만나며 교류하는 창(窓)이자 출입문(門)이다. 그렇다면 제사의 진정한 의미는 뭘까? 보통 종가(宗家)에서는 사대(四大)까지 제사를 지내 드린다. 4대까지 제사를 지내 드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면 1대서부터 4대까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부분의 영혼들이 거의가 다른 생명으로 환생(還生)을 하거나 아니면 공중으로 파괴가 된다고 할 것이다. 영계(靈界)의 영혼이 축생으로 환생을 하든지 아니면 사람이 사는 세상인 인도환생을 하든지 간에 여하튼 일단은 모두가 환생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4대 이후부터는 집안의 방안제사를 지내 드리는 것이 아니라 묘제(墓祭)나 시제(時祭)를 모시게 되는 이치이다. 제사는 꼭 장손이나 장남이 아니라도 주관해서 자유롭게 지내드릴 수 있으며 아들이 없는 가정에서는 조상제사를 딸들이 지내드려도 무방하다.

제삿날에는 영계(靈界)에서 영혼이 혼자 오시는 경우보다는 대체적으로 가까운 친척이라든지 아니면 친한 친구와 함께 동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수의 영혼들이 함께 오시기 때문에 음식을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기본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사에 대하여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제물(祭物)도 그냥 형식적으로 조금씩 장만해서 흉내만 내는 자손들이 적지 않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 노병한 자연사상칼럼니스트     © 노병한 풍수칼럼니스트


선대 조상신(神)의 입장에서는 1년 내내 기다렸던 제삿날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자손들은 선대 조상이 살아생전 평상시에 좋아 하시던 음식을 푸짐하고 넉넉하게 정성껏 준비하고 차려서 제사를 지내드려야 바르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산 사람들의 편리함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설과 추석이라는 명절과 제삿날만이라도 조상신(神)을 정성껏 위하는 날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편 조상신(神)은 자손들에 대한 효(孝)를 반드시 공정하고 공평하게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 합격을 목표로 시험을 치루는 일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한번쯤 깊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일이 잘되면 자기 탓이고 일이 어그러지고 뒤틀리어 잘못되면 조상 탓을 할 게 아니라 조상신(神)과 교류하는 기본상식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제사를 통해 후손들에게 조상신(神)에 대한 숭조(崇祖)사상과 효친(孝親)사상을 올바르게 길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대손손 좋은 가문(家門)이 이어지고 화목하게 잘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사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제사는 크게 사(祀) 제(祭) 향(享)으로 구분이 된다. 예기(禮記)의 제통(祭通)에서 있는 내용이다. 첫째 사(祀)는 천신칭사(天神稱祀)이니 천신(天神)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고, 둘째 제(祭)는 지신칭제(地神稱祭)이니 지신(地神)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며, 셋째 향(享)은 종묘칭향(宗廟稱享)이니 종묘(宗廟)에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종묘(宗廟)에 지내는 제사인 종묘지제(宗廟之祭)를 춘하추동별로 나누어 제사의 명칭을 달리하고 있다. 그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봄에 지내는 종묘지제의 제사를 춘왈사(萅曰祀)라고해서 ‘사(祀)’라 하고, 둘째 여름에 지내는 종묘지제의 제사를 하왈약(夏曰禴)이라해서 ‘약(禴)’이라 하며, 셋째 가을에 지내는 종묘지제의 제사를 추왈상(秌曰嘗)이라해서 ‘상(嘗)’이라 하고, 넷째 겨울에 지내는 종묘지제의 제사를 동왈증(冬曰蒸)이라해 ‘증(蒸)’이라 한다.

설 명절의 성묘예절과 산소관리의 노하우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무덤에 성묘(省墓)를 간다. 성묘는 조상의 무덤을 찾아가 살피고 돌보는 일로 훼손된 곳을 손질하고 배례하는 조상숭배사상이 깃든 전통 풍속이다.

살아있는 생존조상께 새해에 세배하듯, 죽어서 사별한 조상들께도 생존 때처럼 인사하는 의식으로 설, 한식, 추석, 10월초하루에 성묘를 한다. 이렇게 성묘의 기본은 1년에 4차례로 이루어진다.

설날에는 묶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인사로 차례(茶禮)후에 하고, 한식에는 겨울동안 살피지 못한 산소를 돌보려 하며, 추석에는 햇과일과 햇곡식을 조상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차례 후에 함인데 김수로 왕 때부터 해온 고유전통이다.

한편 겨울의 문턱인 음력10월1일에는 안방제사를 지내지 않는 고조(古祖)이상의 조상님들께 묘에 가서 직접제사를 지내는 시제(時祭)를 지낼 때에 성묘를 한다.

조상무덤을 잘 관리하려함은 땅이 어머니라는 풍수관의 대지모(大地母)사상과 명당(明堂)에너지사상에 상관성이 깊다. 후에 성묘에 제례절차가 합쳐져 묘제(墓祭)형식으로 발전했다. 묘제는 무덤에 향초를 밝히고 간단한 주과포혜(酒果脯醯)의 전(奠)을 차려 놓고 절(拜禮)하는 예식이다.

동일한 장소에 여러 조상의 묘가 함께 있는 경우에는 자신과 가까운 촌수인 부모의 묘소에 먼저 성묘함이 바른 순서다. 부모의 그 다음은 윗대 조상부터 순서대로 차례차례 성묘를 함이 바른 순서다.

조상의 무덤이 있는 산소에 도착해 차례를 지내기 전에 무덤에 먼저 남자는 2번의 절을 하고, 여자는 4번의 절을 한다. 그 다음에 가져온 제수를 산신지단(山神之壇), 상석(床石), 돗자리 등에 진설하고 술잔에 술을 채운다. 향을 피워 혼백을 청하고 불러 모신 후에, 제주가 절을 2번하고 술잔의 술을 3번에 나눠서 묘에 뿌린다.

그런 후에 참석한 가족이 모두 함께 절을 한다. 이어서 제주가 술을 따라 상석에 다시 올리고 절을 2번한 후에 물러난다. 주부가 젓가락을 시접 위에 걸쳐놓고 4번 절을 한 후에 물러난다. 뒤로 물러나 10분 간격을 두었다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철상(撤床)후에 음복한다.

조상의 산소를 살피는 일에 있어서 유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묘지주변에 지나치게 큰 성목(成木)의 나뭇가지가 울창해 응달을 만들고 있지 않나, 석물이 기울어졌거나 크랙과 같은 금이 생기지는 않았나, 잔디가 죽거나 병들지는 않았나, 이끼, 쑥, 잡초 등이 섞이어서 자라고 있지는 않나 등을 살핀다.

묘지주변에 지나치게 큰 상록수의 나뭇가지가 울창해 응달을 만들고 있다면 햇볕이 잘 들게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통풍이 잘돼 양명(陽明)해진다. 또 석물이 기울어졌다면 바르게 세우고 크랙이 생긴 곳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수선해야 한다.

늦가을에 비가 내린 후에 기온이 내려가면 잔디밭의 땅에는 어디든 서릿발이 생기는데 적당량의 소금을 뿌려주면 신기하게도 서릿발이 생기지 않는다. 소금을 지나치게 뿌려주면 소금기에 못 견디어 잔디가 오히려 죽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식 전후의 시기에 산소에 갈 때에 복합비료와 소금을 반반씩 섞어서 적당량을 잔디에 골고루 뿌려주고 밟아주면 잔디에 병(病)도 생기지 않고 잘 자란다.

묘지에 이끼가 자라는 경우는 햇빛이 부족해 그늘지고 배수가 안 되어서 생기는 일로 점토성의 토질에서 자주 보이는 현상들이다. 이끼에도 소금을 적당량 뿌려주면 이끼가 녹아서 저절로 없어진다. 주택이나 건물의 터에서도 응달이 심할 경우에는 더러 이끼가 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소량의 소금을 활용하면 이끼를 말끔히 처리할 수 있다. 쑥에는 파란들 가루인 농약을 쑥이 올라오는 이른 봄에 분무기로 가볍게 뿌려주면 쑥만 깨끗하게 말라서 없어진다. 이러한 노하우로 조상님의 묘지관리를 해보면 어떨까?

관자(管子)의 권수(權修)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일수일획자곡야(一樹一獲者穀也)라 즉 하나를 심어 1개를 얻는 것은 곡식이고, 일수십획자목야(一樹十獲者木也)라 즉 하나를 심어 10개를 얻는 것은 나무이며, 일수백획자인야(一樹百獲者人也)라 즉 하나를 심어 100개를 얻는 것은 사람이다.

이 표현은 사람 간의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지만 더 나아가 선대조상과 자손 간의 불가분의 관계를 비유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제사는 조상과 자손이 왕래하고 교류하며 만나는 창이자 출입문이기에 우리가 어찌해야 바른 길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아닐까?  nbh1010@naver.com

□글/노병한〈박사/자연사상칼럼니스트/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노병한의 신간 : “막히고 닫힌 운을 여는 기술” 안암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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