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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대한민국사회에 남긴 건?

낮은 곳에서 리더덕목 몸소 실천 소통·공감정석 지도층·정치권 각성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4/08/18 [08:44]
“상대에 마음 못 열면 대화가 아닌 독백” “다른 이와 공감하는 게 모든 대화의 출발점”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마디 한마디는 불통과 대립이 난무하는 대한민국에 대한 일성이다. 낮은 곳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과 함께 하면서 내는 목소리여서 무게감이 한층 크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권은 여전히 제대로 된 ‘소통의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세계에 그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냈다.
▲ 교황     ©브레이크뉴스
 
4박5일의 짧은 일정 속에 우리 사회와 정치권에 많은 ‘각성’을 던진 교황이 18일 떠난다. 교황이 세월 호 참사 등 상처와 카오스가 팽배한 대한민국사회를 향해 남긴 건 뭘까. 교황은 이번에 진정한 소통·공감의 정석을 보였다. 보스 아닌 리더로서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을 몸소 행하면서 ‘자성’을 일깨웠다.
 
세계 가톨릭 교계를 이끄는 최고 수장이자 어른이지만 교황 역시 ‘신의 종’에 불과하다. 교황의 행보 하나하나가 그 사실을 구체적으로 반증하고 있다. 특히 ‘언행일치’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 수긍케 한다. 부여된 막강한 ‘권한’을 스스로 ‘권력의 도구’ 아닌 ‘나눔의 매개’로 쓰고 있는 탓이다.
 
교황 스스로도 “이 세상에 내 것은 없다”고 직시하면서 도구로서의 ‘권력’의 유한성 및 부질없음을 일깨우고 있다. 사실 권력의 파행은 ‘남용’에서, 자신의 걸로 착각하는 ‘동상이몽 마이웨이’에서 비롯된다. 지도자의 ‘가치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많은 걸 쥐려 쫓지만 실제 진정한 내 것은 없으며 사는 동안 잠시 빌려 쓰는 차원이다.
 
내 것으로 착각한 채 더 많은 걸 쥐려는 욕망과 탐욕으로 점철될 때 파행과 괴리의 불씨로 작용한다. 교황의 이번 방한은 작금의 대한민국 현 주소를 투영해보는 계기로 작용한다. 실제 대중여론 중심에서 점차 희석되는 형국인 게 세월 호 참사의 현실이다. 죄 없는 수많은 이들이 희생됐지만 여야정치권은 아직 관련 특별법 제정합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유족들과 사회 일각의 기존 여야합의안 반대움직임으로 재합의 행보에 들어갔으나 정치적 논리에 따른 정쟁으로 파행만 거듭 중이다. 현 상태라면 10월 국정조사조차 난망한 상황이다. 단기간 권력을 위임받은 국민대의체인 정치권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 못 하고 있는 현실이 암울함만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과 유족 등이 세월 호 상처를 우리 정치권이 아닌 교황을 통해 위로받는 아이러니가 연출됐다. 교황은 방한 내내 세월 호 ‘상흔’들을 보듬어 안았다. 세계 각 언론들이 이를 보도한 가운데 지켜 본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을 어떻게 생각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세월 호 참사의 핵심 대목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더불어 파행을 거듭 중인 정치권의 후속 행보들은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조차 무색케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많은 ‘반면교사’의 사례를 갖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것을 기반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잘못된 것들은 제대로 제때 바로잡아야한다. 대충 간과해 스치면 같은 일이 반복될 개연성이 크고 와중에 ‘정의, 공정’의 가치는 훼손된다. 뭣보다 중요한 건 말 뿐 아닌 ‘행동’이다. 언행일치는 공감과 신뢰를 견인한다. 권위는 그 신뢰를 기반으로 자연스레 공감의 ‘권력’으로 자리 잡는다.
 
타인의 상처를 제대로 보듬으려면 진정 그 사람 입장에서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것은 또 수반되는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입증된다. 교황은 스스로 뱉은 많은 말들을 직접 몸소 행하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과 수긍을 자연스레 견인했다. 주어진 막강한 권한을 엄숙하고 막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증이다. 세계여론을 움직이는 교황의 ‘힘’인 동시에 ‘권력’의 속성이다.
 
‘부와 명성은 중요하지 않다’며 평화, 정의, 청빈을 핵심기조로 내건 채 ‘신의 종’ 행보를 이어가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의 진정성은 이번 방한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대한민국이 이런 리더를 가지지 못한 건 분명 불행이다. 단순히 누구의 책임을 논하기엔 ‘함수’가 오랜 시간 너무 얽히고설켜 풀 수 없을 정도인 게 또 다른 불행이다. 별반 기대는 없지만 대한민국 정치권과 지도층이 교황의 행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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