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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대국 미국이 가장의식 하는 나라 중국

미국 중국,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진다면 거래 못할 것 없어

김정기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7/21 [12:41]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을 우리 혼자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민족이 아니라고 자주 말했다. 이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제였다. 나약한 생각이 아니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비주체적인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탁견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 김정기     ©브레이크뉴스


우리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무시할 수 없다.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알아야만하기 때문이다. 한반도 주변 4대국의 `집단안전보장` 같은 아이디어는 여기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4대국 가운데 현대사의 출발이 가장 늦은 나라가 중국이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은 중국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중국은 과거에도 대국이고 현재도 대국이고 앞으로는 더 강한대국이 될 것이라고 자주 말을 했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 이었다가 독립한 뒤 분단의 문제를 미국과의 전쟁으로 해결했다. 미국이 독립 이후 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경험이 딱 두 번 있다. 그것이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이다. 특히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진 것이나 다름이 없고, 한국 전쟁은 휴전을 전제로 분단선을 긋고, 언제 어떻게 전쟁이 재발하고,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상태의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이 전쟁의 본질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군이 민병대 수준에 불과한 베트남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과 아울러 미국이 중국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찾아져야 한다.

 

베트남 전쟁은 중국의 힘을 세계에 과시한 첫 번째 계기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인도차이나가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임에도 베트남전쟁 이후 이곳에 더 이상 개입을 꺼리는 눈치를 보여 왔다. 미얀마가 그 반증이다. 미얀마의 군사독재가 국제적으로도 말이 많고,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고, 가택연금 되고 공민권 박탈 등 수많은 인권침해와 박해를 받고 있을 때 미국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과거에 이 지역에서 미국이 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인도차이나 정책은 무관심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이것이 다 베트남전쟁에서 학습한 `중국 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미얀마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면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상상을 해본다.


우리의 경험도 비슷하다, 한국전쟁이 1950년에 터졌는데. 중국공산당이 북경에 공산정권을 세운 것은 1949년이다, 체제 정비도 안 된 상황이었을 텐데, 미군과 우리가 북진해 올라가자 수십만 병사들의 희생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왔다. 이것이 결국 휴전으로 이어졌고 분단의 시작이 됐다. 오늘 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기 한참 전의 일이다.
6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중국의 선택이 바뀔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중국의 힘은 더 커지고 강해졌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자신의 이해관계가 위협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중국은 이제 미국으로서도 버거운 존재가 됐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불가하다.

 

따라서 미국이 구상하는 한반도정책의 최선은 현상유지 이상의 것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 나라는 중국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에 필자는 미국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고 중국 입장에서 보면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통일을 . 미국은 그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통일을 전제로 한반도에 미군주둔이냐 철수냐의 문제는 당사국인 우리보다 안보에 있어 더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미군주둔의 평화통일도 불가하다.

 

미국은 과거 에치슨 라인의 교훈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절대적 우방이요 동맹국인 일본 역시 중국 입장에 불가하다. 한 미 일간에 있어, 우리의 주장과 의견은 항상 일본 다음이라는 것이다. 과거 우리의 신탁통치, 팔레스타인 독립문제는 당사국 의견이나 뜻하고는 관계없이 강대국들의 국제정치 협상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일들이다. 강대국들의 국제정치에 있어 자국에 큰 이익이 된다면 우리민족에게는 생존권의 문제도 그들에게는 하나의 상거래에 불과하다. 여기에 앞 거래와 뒤 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냉혹하고 무서운 거래는 뒤 거래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은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진다면 거래 못할 것이 없다. 국제정치와 외교에 있어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고도의 상술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똑똑한 전략이 필요하다. posone01@naver.com

*필자/김정기. 김대중 전 대통령시 청와대 수행부장. 한국정치사회숲 이사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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