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교수, 당신이나 거리로 뛰쳐나와!”

군사정권 시절에나 해야 할 낡은 논리로 치장한 허황된 주장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4/05/07 [10:07]
김용옥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한겨레신문(5월2일자)에 기고해서 여론이 분분하다. 그는 이 글에서 “그대(박근혜 대통령)가 진실로 이 시대의 민족지도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도일 것”이라면서 “국민들이여! 더 이상 애도만 하지 말라! 의기소침하여 경건한 몸가짐에만 머물지 말라! 국민들이여! 분노하라! 거리로 뛰쳐나와라! 정의로운 발언을 서슴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요구
 
▲ 문일석  발행인   ©브레이크뉴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전복사건으로 많은 사상자가 났다. 이로 인해 전 국민이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그런데 김용옥 교수는 이런 시국에 “이 사회의 주류 언론들이 이 기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소재가 있는 모든 행정조직, 또 세모-청해진과 같은 음흉한 범죄기관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과격한 주장을 펴지만 이것은 사태의 본질적 해결이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박근혜에게 무소불위의 과거 독재자가 휘두를 수 있는 권력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박근혜와 그 주변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태를 활용하여 도덕적 제스처의 칼자루를 휘두르기만 하면 목전의 선거에서 승리를 구가할 수 있다는 계산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하면서 “나 도올은 선포한다: '박근혜, 그대의 대통령의 자격이야말로 근본적인 회의의 대상이다.' 그대가 설사 대통령의 직책을 맡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본질적으로 허명이다. 그대의 대통령이라는 명분은 오로지 선거라는 합법적인 절차에 의하여 정당화되는 것인데, 그 정당화의 법률적 근거인 선거 자체가 불법선거였다는 것은 이미 명백한 사실로서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호되게 질타하고 있다.
 
학자는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줄기찬 연구와 탐구가 교수들의 할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용옥 교수가 정치권을 향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비논리적인 정치발언을 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유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가 안착된 시대에 국민들을 거리로 나오라고 선동하고, 대통령을 향해 퇴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의아해 보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군사독재-문민정부-민주정부를 거쳐 정치가 매우 안정된 민주적 국가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미 일당 정부가 아닌, 여야의 교차집권 구도가 안착된 정치선진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정치체제를 만들기까지는 많은 희생이 담보됐었다. 박정희-전두환 등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빼앗은 군 출신 정치인들이 이끌어온 긴 보수정권을 거쳐 김대중-노무현의 10년 진보정권을 거쳤다. 그 이후 이명박 -박근혜 보수정권의 집권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임기 5년의 대통령제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권 차원의 큰 비리혐의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퇴진하라는 것은 반(反)헌법적 논란에 불과하다. 그리고 퇴진 주장이 이어지는 것은 소모적이다. 우리나라는 여야 교차집권이 안착된 국가이다.
 
그런데 김용옥 교수가 시대논리에 맞지 않는 군사정권 시절에나 해야 할 낡은 논리로 치장한 허황된 주장을 한 것은 국민모독 성격이 짙다. 김용옥 교수 그는 명징한 학자가 아니라, 선진국 정치수준으로 발전한 한국의 정치시계를 거꾸로 돌리려고 애쓰는, 심장이 허약한 돈키호테 같아 보인다.
 
가령, 임명권자가 임명한 공무원의 경우 그가 잘못했을 시 임명권자에게 퇴진시키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선거로 뽑았다. 함부로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전국민에 대한 결례이다. 김 교수는 국민에게 결례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김 교수가 허황된 말을 서슴없이 하려면, 정치가란 다소 허황된 발언을 자주하기에, 그런 발언을 하려면 교직을 떠나 정치권으로 나와, 먼저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게 옳은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김 교수는 이름이 알려진 교수다. 교수는 명실공히 학문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김 교수가 선동이 전제된 얄팍한 말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다고 그 선동에 누가 넘어가겠나? 자신은 한발짝이라도 길거리로 나가지 않으면서 국민들을 향해 길거리로 나가라고 선동하고 있다. 유치찬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 대통령 선거 2017년 12월

천주교 내 일부 진보 단체들도 그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종교는 영원을 지향한다. 세상의 법과는 대치되나 내세를 인정하고, 사후의 영원한 생명을 믿는 조직이다.  그런데 국가 헌법이 보장하는 겨우 5년의 대통령 임기를 못 참아 시끌시끌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들 천주교 내 일부 진보단체들이 “교황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물론, 이들 단체-개인들이 주장하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요구의 논리는 그런대로 타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김용옥 교수든 천주교의 일부 진보 단체든 퇴진요구를 내려놓고 향후 3년 10개월간 참는 게 수순이다.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17년 12월에 있다. 그때만이 차기 대통령을 뽑는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것이 참다운 민주주의 국가이다. 한마디 첨언한다. “김용옥 교수, 이때 까지 못 참겠으면 당신이나 거리로 뛰쳐나와 봐!”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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