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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살아준 아내위해 노래를 만든 사나이

"단 한사람 아내를 위해 노래를 취입했습니다"

이상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4/17 [17:15]
젊은 부부들은 그래도 고맙다는 말을 하지만 환갑 진갑 지난 부부 중에 고맙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뻔히 고마운 줄 알면서도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 바람에 오해도 생기고 섭섭함도 생긴다. 말은 습관이고 습관이 운명을 만드는 것이다. 자식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부모님에게도 고맙다는 말보다는 '나에게 해준 게 뭐가 있느냐'고 따진다. 자녀들은 부모를 안 모시겠다고 하고 부모 역시 자식과 안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난다. 결국 남는 것은 부부다.
 
▲ 이상헌  시인 ©브레이크뉴스
우해춘 씨는 유한양행, 한국화이자제약, 오뚜기식품에서 젊은 세월을 보냈는데 남들이 안된다는 일도 거뜬하게 해치워 회장도 그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는 많은 기업체에서 출강 요청이 들어와 회사 일을 제대로 하기 힘들자 아예 사표를 내고 우/훼미리 마케팅 연구소를 개설하여 행복한 가정 설계를 강의한다. 그러나 그의 주특기는 프로야구팀의 우승전략이다. 야구 선수였던 아들을 따라 다니면서 각자의 특성과 전술전략을 전수해주고 기업의 성공전략도 그에 걸맞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어느새 70이 넘었지만 그의 체력과 정신력은 호적 나이보다 10년은 젊게 나와 누가 나이를 물으면 60이라고 말한다. 그는 젊은이 몇명은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에너지의 소유자다. 끊임없이 체력을 단련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체력이면 120세는 거뜬할 것이라는 것이 주위의 정평이다.
 
야구하던 아들은 직장 때문에 안산에서 살지만 결혼한 딸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고 있어 수시로 부모님과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며 살아가는 인생전략도 전수한다. 어느날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 보니 아내가 누어서 신음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가 넘어져서 다친 것이다. 그는 아내를 업고 나가 병원에 갔더니 인대가 늘어나고 뼈에 금이 간 것을 발견했다. 깁스를 하고 회복될 때까지 아내가 하던 모든 일을 자신이 하며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는가를 새삼 느꼈다.    
 
워낙 많은 독서를 한 그는 저서도 여러 권 펴냈다. 독서와 저서는 알맥 상통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식 마케팅 전략' '실전 야구학' '화목한 가정엔 이유가 있다.' '나쁜 습관 안 고치면 이혼 당한다.' 워낙 간결하게 글을 써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노래를 워낙 좋아하는 그는 녹음실에서 10여년간 250곡의 노래를 녹음했다. 도둑질도 하면 는다는데 노래야 말할 여지가 없다. 아들 결혼식에서는 가족대표로 노래를 불러 갈채를 받기도 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결혼 50주년 축하행사에 가서 환대를 받았다.
 
"저는 69세에 가수로 데뷔를 했는데 올해는 71세가 되었습니다. 저와 평생을 살아온 아내를 위해 만든 노래로 제가 작사한 노래인데 오늘의 주인공도 같은 심정이리라고 생각 됩니다."
노래를 듣던 주인공은 물론 하객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여보 고마워요   (작사/우해춘, 작곡/김준, 노래/우해춘)
 
1. 당신과 나 살아온지도 어언 사십년 세월
   행복한 시절 슬펐던 시절 풍랑도 많았었지
   못나고 부족했던 이 남편은 당신에게 짐이었지
   그런 남편을 이해와 용서로 감싸주고 용기주고 정성을 다해
   건강하기를 기원해주니 여보 고마워요
 
2. 당신에게 의지하면서 보낸 사십년 세월
   어려울 때도 괴로울때도 당신께 기댔었지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나에게는 꿈이 있지
   다시 또 한번 기회와 성공을 바라면서 인내하며 온 힘을 다해
   격려해주고 박수쳐주니 여보 고마워요
   여보 고마워요
 
책 1권이 사람의 운명을 바꿔주듯 노래 한곡이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켜준다. '여보 고마워요' 이 짧은 멘트만 가슴에 심어도 행복은 무럭무럭 자라난다.  injoyworld@hanmail.net

 *필자/이상헌. 시인.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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