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의문을 낭독하는 김동운 공동회장. ©브레이크뉴스 | |
통일교의 창선자인 고 문선명 총재 사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13년 5월 2일 통일교는 교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경기도 가평의 통일교 수련소에서 통일교 경전인 ‘천성경’과 ‘평화경’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통일교가 더 큰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7월 21일 용산 통일교 본부교회인 천복궁 교회 앞에서는 200여명의 통일교인들이 새로 출판된 ‘천성경’은 원본을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
문선명 총재가 지난해 8월 23일 사망한 이후, 현 교회지도부가 교권 장악을 위해 경전 편찬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문 총재의 유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 총재가 감수하고 제작한 진본 천성경과 이번에 출판된 천성경의 80%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권 장악을 위해 문 총재의 근본 가르침마저 훼손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끝까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일교 측은 문 총재가 만든 천성경의 증보판을 제작했을 뿐이며, 이번 작업은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가 지시한 일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통일교는 당초 문 총재의 4남인 통일그룹 문국진 이사장이 경제분야를 맡고, 7남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종교분야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문 총재 사후, 후계구도는 크게 달라져 부인 한학자 씨가 통일교 총재직을 맡음에 따라 후계자로 지목되었던 두 형제는 공직에서 사라졌다.
더구나 통일그룹 이사회는 지난 3월 23일 통일그룹 이사장과 세계일보 회장, 선문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던 문국진 이사장을 여의도 파크원 소송 패소의 책임을 물어 해임했다. 국진씨는 이후 가족과 함께 도미했고, 현재 개인 소유의 총기회사 칼암스(Karl Arms)만 경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형진씨는 이보다 앞서 2월 24일 미국 총회장 직에서 해임됐다. 교회 측은 형진씨가 세계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는 가족과 함께 국진씨의 회사가 있는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면서 국진씨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 측은 새로운 경전의 출판을 추진한 세력이 한 총재의 가신그룹이라고 주장한다. 아들들을 대신해서 후계자로서 권위를 세우려다 보니 무리하게 교리의 근간까지 흔드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가장 큰 변화가 통일교가 전통적으로 절대자 신(神)을 부르는 호칭인 ‘하나님’을 ‘하늘부모님’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이기도 하다며 한 총재를 ‘하나님의 부인’이라고 부르는 등 한 총재의 위상이 문 총재와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련의 이러한 과정을 ‘문 총재 흔적 지우기’라고 주장한다. 왜곡된 새 경전을 만들 뿐만 아니라, 문 총재가 평생 주력해온 많은 사업을 폐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북 경협사업인 평화자동차로, 문 총재는 경제적 이익보다 남북통일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으나 새 지도부는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포기했다는 것.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지난해 10월 통일부에 사업자승인 취소신청을 완료했다. 1997년 평양 근교 남포시에서 시작된 평화자동차는 유통사업권을 받는 조건으로 모든 지분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