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에‘누설금지 특례’추진

우리당 문희상 의장 “도청테이프 공개 위법성 해소위해 불가피

이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05/08/03 [20:28]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일 ‘x파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추진 이유를 설명하면서 “통신비밀보호법상 누설금지 조항에 대한 특례를 둬 불법 도청테이프 내용 공개에 따른 위법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안기부 도청 내용 처리 관련한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서 왜 특별법이 필요한가. 그리고 그 내용은 어떠해야 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안기부 x파일 사건은 대한민국의 정치권, 정보기관, 재벌, 언론, 검찰 등 우리 사회의 전 분야가 망라된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첫째 국민의 알권리와 통신 비밀보호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두 뼈대가 되는 가치, 민주적 질서에 바탕하는 모든 기본권끼리의 상충이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와 공론을 통해서 처리해 가는 법과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특별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회에서의 합의를 통해서 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이 문제가 정쟁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여야가 계속 이것을 가지고 정쟁거리로 만들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특히 “검찰만이 내용을 파악하고 처리 방향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불공정 시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특별법 내용과 관련,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과 심의를 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해서 내용을 점검하고 심의할 수 있는 법적권위를 부여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용의 공개여부, 공개할 경우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특히 내용공개가 된다고 하면 위법성을 해소할 수 있는 가령 통신비밀법상의 누설금지 조항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는 등 특례규정을 만들어 위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 의장은 이밖에 “도청자료의 사후 처리문제, 향후 폐기할지 존속할지, 폐기한다면 어떻게 폐기할지 공론을 정해가는 과정에서 그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 절차와 관련, 문 의장은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서 국회에서의 합의를 통해서 특별법이 제정되면, 그 특별법에 근거한 기구가 발족하게 되고 거기에 모든 내용물을 이관하고 그 기구에서 심의 처리하는 과정을 밟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진상규명 및 수사는 검찰이 하고, 테이프의 공개여부와 처리방안에 대해서는 특별법에 근거한 기구에서 심의 처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한나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의장은 “한나라당이 특검 얘기를 계속하는데 법치주의 국가에서 특검은 철저한 검찰수사 후에 보충적 성격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지금까지 실시된 다섯 번의 특검도 검찰이 수사를 유보한 대북 송금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찰수사 이후에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이어 “대북송금 사건도 검찰이 수사를 유보했기 때문에 특검 법률이 통과돼도 상충되는 점이 없었다. 그 나머지는 예외없이 전부 일단 검찰이 수사하고 미진했을 경우 특검을 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한나라당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비난하면서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면 우리당의 특별법 제정안을 조건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이 특검제를 자꾸 주장하는데 원래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특검에 합의를 하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게 된다”면서 “만약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바로 여야가 특검에 합의했다면 관련자들의 출국금지 조치도 내리지 못했을 것이고, 274개의 추가적인 증거물도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왜 이렇게 초기부터 특검 주장을 하는가? 오히려 상당기간 이 문제를 수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럼 이 문제의 공개여부나 전반적 문제를 특검에 맡기자는 얘기인가”하고 반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현행 법체계하에서는 특검은 그런 권능이 전혀 없다. 그리고 특검에게 그런 일을 맡길 수도 없다. 특검이 임명된다 해도 통신비밀법 때문에 특검은 한자도 공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이 정말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국민의 알권리와 법률적인 문제의 조화를 생각하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공세 차원에서 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이 최근에 새로 드러난 270여개의 테이프와 관련 ‘이 테이프 안에는 dj 정권 시절의 엄청난 사건이 담겨있다’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 도청이 ys 정권시절에 이뤄졌다고 얘기되고 있는데,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과연 도청 작업을 한 사람들로부터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하는 건지, 현재 도청테이프와 관련해서 구체적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이렇게 dj 정권이 관련된 엄청난 사건이라고 함부로 발언을 하는 것인지 밝혀야 된다”고 말했다.


배 총장은 오히려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도청 불법작업자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지난 대선에서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도청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서 어떻게 도움을 주었고, dj 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어떤 불법행위를 했는지 궁금하다”고 역공을 취했다.


배 총장은 이어 “dj 정권은 지난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탄압을 받으면서 민주화 운동을 해 왔다. 그리고 국민의 지지 속에서 마침내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같은 민주화 운동의 동반자요 동지였다는 ys 정권하에서도 이렇게 불법도청을 당하면서 아마 탄압을 받았던 것 같다. 우리는 민주화 운동의 동지였다고 생각했는데 dj 정권의 탄생을 막기 위해서 또는 탄압하기 위해서 불법도청을 하고, 지금도 보고받고 있고, 지금도 그 테이프를 활용하고 있다면 그 모든 진상을 한나라당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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