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노무현 후계자로 뜨는 이유

한 전 총리, 당신은 좋은 정치인입니까?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9/06/05 [16:43]
"내 마음대로 차기 지명하라면 한명숙."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 오프더레코드로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으로 한명숙 전 총리를 지목한 이유는 '부드러움'에 있었다. '부드러움'의 강한 매력을 지닌 한 전 총리가 최근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왜일까.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이후 한 전 총리에게 쏠리는 관심이 그 답을 말해준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주인공 한 전 총리는 과연 좋은 정치인일까? 그 해답을 찾아봤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한명숙 전 총리에 관심 집중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급부상 국민 지지율도 '껑충'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노 전 대통령도 인정한 한 전 총리의 장점
한 전 총리, 오는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에 모습 드러낼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한명숙 전 총리에게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내년 6월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한 전 총리를 지목하고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 이름 올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실시된 차기 서울시장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친노인사들이 급부상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향후 치러질 일련의 선거에 매머드급 후폭풍을 몰고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한 전 총리. 노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 동안 국민장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한 전 총리는 현재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가장 잘 받들어 나갈 정치적 후계자'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1일 <폴리뉴스>의 모노리서치 정기조사에 의하면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꼽는 여론조사에서 유시민 전 장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지율은 유 전 장관이 21.3%로 한 전 총리의 11.5%에 비해 10%p 앞섰지만 한 전 총리에게 쏠리는 관심은 유 전 장관 못지않다.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 동안 탁월한 조정능력을 바탕으로 장례절차와 영결식을 경건한 가운데 마무리 지으면서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 한명숙 전 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 김상문 기자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끝난 이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한 전 총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고, 한 전 총리의 미니홈피를 직접 찾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네티즌도 부쩍 늘었다.

지난 6월1일 한 전 총리의 미니홈피를 찾은 장아무개는 게시판을 통해 "다시 한 번 좋은 대통령과 살아보고 싶습니다"라면서 "좋은 정치인을 열심히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씨는 "당신에 관해 알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신을 차기 후계자로 언급했지요. 어째서 그러셨을까요. 당신이 누구시길래"라면서 "당신을 국민 앞에 내어 보인 건 그 무슨 이유인지 궁금합니다. 알고 싶습니다. 묻겠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 당신은 좋은 정치인입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직접 "진지한 내용과 물음에 감사합니다. 곧바로 대답하기보다 항상 스스로에게 좋은 정치인인지 자문하는 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민주당의 ‘조커’로 부상
 
한 전 총리에 대한 관심은 국민적 관심에서 끝나지 않았다. 정계에서도 한 전 총리가 여의도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노 전 대통령과 정치 궤적을 같이한 인사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데 기인한다.

실제 민주당 일각에서는 탈당한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 등의 복당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전 총리에게 쏠리는 당내의 관심은 더욱 크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는 한 전 총리에게 당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 계승·추모 작업을 맡기자는 등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6월2일 진행된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중진 의원은 "4일 의원 워크숍에서 한 전 총리에게 부탁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얘기를 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한 전 총리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인 5월28일 기자들과 만나 "조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국민들의 뜻을 간직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을 만들 계획"이라면서 "전국 분향소에 설치됐던 사진, 리본, 벽보 등 모든 조문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들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한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한 전 총리는 오늘 10월 치러질 재보선과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인천 부평을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한 전 총리가 5월 마지막 주 노 전 대통령의 '추모 정국'을 거치면서 그 '상품성'을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때문에 10월 재보선의 승패가 달린 수도권 지역과 내년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 등에 출마하면 그만큼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민주당 내 핵심 당직자 또한 "이번에 한 전 총리에 대한 인기와 신뢰가 높아져서 때가 오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한 전 총리측은 "아직 본인이 정치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고 있지 않고 그럴 경황도 없었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 동안 서울과 김해 봉하마을을 수차례 오가며 국민장 일체를 돌보느라 기력이 쇄해진 탓에 정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 전 총리는 국민장이 끝난 뒤 몸살로 몸져누워 링거까지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총리는 쉴 수가 없다. 6월8일에는 국민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여성정치 참여의 필요성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잡혀 있고, '김대중 평화센터'가 주관하는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행사위원장을 맡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

또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해 준 각계에 인사를 다니는 것도 빼먹지 않는 일정 중에 하나다.
 
한 전 총리의 정치 흔적
 
그렇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 전 총리는 어떤 정치인이었을까.

▲ “서울시장도 좋고 대통령도 좋아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국민장 장의위원장을 맡았던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의 유력한 후보로 한 전 총리를 지목하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으로 한 전 총리를 점찍었다.    
한 전 총리는 1999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새천년민주당 창당 작업에 여성 분과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2000년 새천년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제16대 국회의원에 선출됐고, 환경노동위원회 활동을 통해 미군 송유관, 비정규직, 공단들의 국립공원 훼손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성실하고 차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에는 초대 여성부장관에 취임하면서 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정부조직법의 개정과 함께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초대 여성부장관에 취임한 한 전 총리는 여성부 장관을 지내면서 모성보호법을 발의,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남녀차별개선위원회를 통해 성희롱에 대한 인식을 넓혔고, 호주제 폐지에 앞장서는 등 원칙이 분명한 일들을 해냈다.

2003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참여정부의 초대 내각 발표 전까지 한 전 총리는 여성부장관으로 유력시 되었지만 결국 환경부장관에 발탁됐다.

대선 당시 경쟁 후보들 가운데 환경 공약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노 전 대통령의 환경 정책은 정권 시작부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한 전 장관이 이끈 환경부는 수도권대기환경개선에관한특별법안,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 야생동식물보호법 등의 제정을 위해 앞장섰으며, 정부업무평가 최우수 부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한 전 총리는 2004년 2월, 17대 총선에 출마하고자 환경부장관을 사직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3월4일 경기도 일산갑 선거구에 공천이 확정, 탄핵의 주역인 한나라당 5선 중진 홍사덕 총무를 상대로 선거에서 승리, 제17대 국회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7대 국회 회기 동안 한 전 총리는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위해 노력했고, 이 기간동안 당 내에서는 신행정수도 건설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가정법원에서는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3월 노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를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신임 총리는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사 청문회 이전부터 한 전 총리의 남편은 대한민국 전복을 기도한 공산주의 조직의 핵심이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결국 같은 해 4월19일 국회의 임명 동의안이 가결되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가 됐다.

2007년 3월 총리직을 퇴임한 한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으로 돌아가 새천년민주당과의 통합작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대선 주자로 나서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같은 해 6월 대선 참가를 선언했던 범여권 후보들은 모두 13명 이었는데 이 중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 김혁규 전 의원은 친노 계열의 대선 주자로 인식됐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9월14일 이해찬 후보로의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포기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후보 또한 정동영 후보에게 대선 출마를 양보했지만 정동영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선에서 패배했다.

대선 패배 이후 한 전 총리는 2008년 3월 고양 일산갑에 민주신당의 후보로 공천받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 행정실장을 지냈던 백성운 의원과 맞붙어 낙선했다.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한 전 총리는 지난 4월 재보선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 영향력을 과시,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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