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 이래 우리나라의 농림부는 산업정책의 주체로서 독립적인 비젼을 가지기 보다는 언제나 산자부의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기 위한 공업정책에 밀려서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들러리 기관으로 전락하여 종속적인 보조기관 역할에 머물러 왔었습니다.
내가 쓴 『위기에 봉착한 민족혼-박정희편』에서 주장한, 박정희의 북진 통일을 위한 유사시 군수산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화학공업을, 수도권에 비하여 입지적으로도 유리하지 못한 한반도의 남단인 영남에 집중 육성한 것은 중화학공업의 농업에 대한 산업의 비교우위에 입각한 것도 아니었었습니다. 그 반증을 예시하자면 fta논쟁으로 잘 알려진 칠레는 농업강국이며, 미국이나 덴마크도 농업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과거지사인 박정희 시대를 비난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시대는 미국과 소련을 양극으로 하는 동서 이념대결 시대였으며 나름대로 당대적 사고방식에 의한 산업정책의 수행을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닉슨 독트린 이후 평화공존 시대에도 국제여론을 눈속임하며 계속된 북진통일을 위한 중화학공업의 집중 육성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래 공업은 산업단지의 집중화가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왕 벌린 영남에의 집중화를 마냥 비난할 수만도 없습니다. 그러나 전국에 산재한 농업분야에 대한 새마을운동이라는 사기극을 통한 불만 잠재우기 방식의 대처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었습니다. 그것은 투자 없는 당근에 불과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투자 없는 농업분야에서 국민 70% 수준의 많은 농업인구는 투자와 정책으로부터 소외되어 강제된 이농현상으로 공단 근로자가 되어서 저임금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그것은 운명이 아니라 박정희의 편파적인 산업정책의 결과였었습니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가 이 정도로 잘 사는 것은 박정희의 공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박정희의 공로를 부분적으로는 인정하지만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습니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당시 우리나라 연간 총수출액이 1억불이던 당시에 차관 위주로 100배나 되는 100억불을 영남에 집중 투자했던 것처럼,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하여 적정한 시점까지 고통을 강요받았던 농업분야의 국민들에게도 개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산업의 균등발전을 위하여 농업분야에 대한 상응하는 대대적인 투자가 있어야 마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국민통합을 위한 진정한 노력을 끝내 거부하고 결국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직도 우리에겐 박정희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영패 공화국입니다. ‘박정희의 산업정책이 옳았다’라는 편견을 깨지 못하는 한은 실질적인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은 불가능합니다. 박정희 시절 초법적 무한특혜를 통한 자본축적이 가능했던 재벌들 역시 산업의 균등 발전을 위하여 노력했어야 했습니다. 그들이 무한특혜를 입었을 때는 불공정한 산업의 룰에 대하여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는 공정한 룰을 주장하는 것은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하여 농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때가 무르익었습니다. 진즉 그랬더라면 지역경제가 골고루 활성화되어서 요즘처럼 지역발전 전략을 새삼스럽게 뇌까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의 평화공존과 민족번영을 위하여서라도 기후적으로 유리한 남한에 일정 부분 농업의 잉여적 발전이 필요합니다.
과거 정부 지원은 대부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농민, 농협, 전농은 매우 시대 착오적인 집단이라 합니다. 공장 짓고 돌리는 사람들이 생산 단가 하나 낮추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할 때, 농민들은 시대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에 소홀하답니다. 그러나 정부도 누구도 아무도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채 당근만으로 연명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건 사실 dj정부도 마찬가지였답니다. 농림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① 농업발전 5개년계획을 1차, 2차에 걸쳐 시행한다. 그 시행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하여 농수산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농업분야에 대한 정책적 투자를 타분야에 비하여 우위에 두어야 한다. 필요시 농업 관련 외국의 우수두뇌를 적극 유치한다.(축구대표감독 유치는 코미디이다.) 농과대학의 정원을 의과대학처럼 관리하고, 학생들에겐 전액 장학급을 지급하여 농업분야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적극 양성한다. 우리는 두뇌강국입니다. 농업분야에 투자한 이상으로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을 확신합니다.
② 전국적으로 30~40개의 기업농(각 도별로 2~5개의 경작규모 1만ha 이상)을 육성하여 브랜드 영농을 선도한다. 이로써 농림부의 7만 농가 전업농(평균규모 6.4ha, 총재배면적의 56%에 해당하는 45만ha, 소득 5,800만원) 육성방안을 대체한다. 농림부의 친환경특색미재배 22만농가(평균규모 1.2ha 총재배면적 26만ha)는 전업농 수준의 규모로 4천 농가를 육성한다.
③ 시장원리로 무장한 기업농이 미곡종합처리장(rpc)과 각종 유통체제 등을 흡수하여 자체적으로 관리한다. 그래서 현재 다단계 주체들의 복잡한 의사결정단계를 일원화하여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인사관리, 재무관리, 생산관리(품질관리, 원가관리, 재고관리), 유통관리, 브랜드마케팅 등을 기업수준으로 끌어 올린다. 농림부안 같은 7만의 전업농에 의한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수십개의 기업에 의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훨씬 쉬울 것이며, 우리의 먹거리 문화수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되어 안심할 수 있는 식탁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농업혁명에 의하여 생산자와 소비의 거리가 급격하게 단축되어 품질향상과 비용절감이 이루어진다면 산지가와 소비가의 비합리적인 격차가 해소되어 국민들의 소비생활 만족도의 향상은 실질소득 증대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점차 전업농조차 차츰 기업농화로 유도될 것입니다.
특히 시설영농하면 비닐하우스를 생각하지만 농업의 기업화로 보다 항구적 시설로서 태풍 등의 재해로부터 자유로운 집약적 시설영농으로 전환하여 계절실업을 극복하고, 농촌지역의 임금자로 하여금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농산품의 수출도 꿈꿀 수 있는 농업강국의 꿈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칠레 농업은 ‘돌 칠레(dole chile)’ 등 미국계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답니다. 우리의 농업자본도 자본을 축적하여 해외 다른 나라의 농업을 장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추곡수매가 문제’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rpc통합에 관한 찬반논쟁’ 등은 지엽말단일 뿐입니다. 젊은이들이 공산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과 같은 ‘열심히 일하면 장차 부장도 되고, 이사도 되고, 사장도 될 수 있다’는 비젼을 농산품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하여 지역으로 젊은이들을 유인할 수 있다면 지역에선 청장년 공동화현상이 해소되고 노령화된 농민들의 은퇴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명절 귀향인파에서 알 수 있듯이 농가와 도시가정은 역대정권의 산업정책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분리(부모님은 농가에, 자녀는 도시에)되어 있으나, 농업혁명에 의한 기업화농업이 근착된다면 도시가정의 상당부분도 지역농가로 유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5%에 불과하답니다.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그러나 확실히 다른 대응을 하고 있답니다. 일본은 식량자급율의 목표치를 설정해 이를 법제화했답니다. 일본의 자급율은 28% 수준인데 '식료농업농촌기본법 기본계획'에는 2010년까지 자급율을 45%로 높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곡물뿐 아니라 야채, 과일, 음료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식량위기에 대한 일본국민의 여론이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일본도 가능한 일을 우리가 못한다는 것이 말이나 됩니까.
영남패권주의 해악을 해결
마지막으로 농업분야는 단지의 집중화가 불가능한 특성으로 인하여 농업혁명의 파급효과는 전국적인 지역균등발전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실질적인 도시집중억제정책이며, 영남패권주의 해악을 해소할 수 있는 유력한 정책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돌대가리 같은 놈들이 권력을 장악하여 권력 빼앗기(신영패 구축)와 지키기(20-30년을 기약하는 신영패의 독재화)에 혈안이 되어 전국적 관점에서 볼 때 평균보다 과투자된 영남권에 추가적인 과투자를 유도하려고 영남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추악한 범죄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농업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빼앗긴 산업권력을 회복하고 농업강국의 꿈을 일구며 지역등권 산업등권을 회복하는 일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으로선 소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선 언제라도 현실화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