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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정동영·손학규컴백 '스타워즈'되나

[신년특집 2008 Go! Go!] 미리 보는 4월 재보선 이슈

손창섭 기자 | 기사입력 2008/12/29 [20:07]
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4월 치러지는 미니 총선급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08년 4월 재·보궐 선거가 확정된 지역은 현재 무소속 이무영 의원 지역구 1곳뿐이지만 1심 또는 2심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지역구 의원은 여야를 합쳐 10여 명에 이른다. 한나라당이 5명(구본철·박정희·안형완·윤두환·허범도)이고 민주당은 1명(김세웅), 창조한국당 1명(문국현), 무소속 2명(김일윤·최욱철)으로 이들 금배지들은 모두 '벼랑 끝'에 놓여 있다. 물론 최종심까지 확정을 받아야 하는 만큼 이들 모두 올해 4월 재보선 해당 지역이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어쨌거나 재·보선이 확정됐거나 확실시 되는 지역구는 적게는 전북 2곳(전주 완산갑, 전주 덕진), 수도권 3곳(인천 부평을, 수원 장안), 경북 1곳(경북 경주) 등 5곳, 많게는 7~8곳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북 2곳은 민주당 후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의원 중 1심과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형(벌금 본인 100만원 이상, 선거사무장 및 회계책임자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의원은 이미 의원직을 잃은 2명을 빼고도 14명이나 된다. 이들이 내년 3월까지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4월 재·보선은 자칫하면 10석이 넘는 대접전을 치르게 된다.
 

적게는 5곳 많게는 10곳에서 대접전…‘미니총선’ 되려나? 관심집중!
서울 은평을, ‘대운하 전도사’ 이재오 출마설 솔솔…심상정도 도전장

 

1. 서울 은평을 격전지 되나?

지난 2008년 4월 총선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두고 대격전을 벌였던 서울 은평구가 재보궐 선거와 관련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판결을 받아 2009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은평을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4월 재보선에 출마할 뜻이 없음을 밝혔음에도 한나라당 친이측 일각에서 출마를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 대표가 다닌 대조초등학교와 충암중·명지여고가 모두 은평구에 위치해 있다. 심 대표는 또 결혼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은평구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심 대표가 최근 은평구를 찾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고 보도된 것도 출마설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심 대표측은 2008년 11월29일 당대표 자격으로 은평구 당원협의회 총회에 참석한 것이 유일하다고 해명했다. 심 대표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은평을 출마'가 검토되는 것만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 개인의 정치적 욕망이라기보다 원외정당으로서 진보신당의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심 대표 측의 한 측근 인사는 “내년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권 1년을 심판하는 자리다. 지역구를 옮기는 문제가 있지만, 진보신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지지층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심 대표가 은평을에 출마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심 대표가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조직력이나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경기도지사 선거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진보신당에 의석이 없지 않느냐. 당 안팎에서 재보궐 선거에서 적극적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 대표는 은평을 지역을 지목하는 이유를 “내가 은평을 지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나왔다. 많은 분들이 제2의 고향 아니냐고 해서 아마 언론에서 좀 앞서 보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평을 재·보선 출마와 관련, "당내에서 논의하는 단계"라며 "일단 구체적인 조건과 당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한번 들어본 후 최종적으로 판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를 포함한 토목건설 정책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 전 의원"이라며 "대운하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표주자의 출마를 국민들이 결코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년 보궐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있다"며 "거꾸로 가는 이명박 정권을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고 서민들의 아픔과 설움을 확실하게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정당에 대한 기대가 내년 보궐 선거에서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2. 한나라 공천주도 3인방 복귀할까?

올해 4월29일 열릴 재·보궐 선거에 한나라당의 이재오·이방호·정종복 전 의원 등 18대 총선 공천을 주도한 ‘공천 3인방’의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의 최대 관심사는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개혁 공천’을 주도했던 이재오·이방호·정종복 3인방’의 복귀 여부다. 공교롭게도 이들 3인방을 물리친 상대 당 의원이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는 점이다.

▲이재오 전 의원     ©브레이크뉴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경우 그와 경쟁했던 문국현(서울 은평을) 창조한국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지금까지의 빠른 재판 속도를 봐서는 내년 3월까지 대법원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이 전 위원의 측근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그가 선거에 나올지, 다른 공직을 맡을지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친이 주류측 중심으로 ‘이명박의 남자’로 불리며 정권교체 1등공신으로 꼽히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귀국설이 본격 거론되고 있는 것. 이 전 의원은 1월 중순 귀국설이 확산되고 있는데 개각 또는 청와대 개편이 예상되는 시기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

지난 4·9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을 이끌었던 이방호 전 의원의 복귀 가능성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구형하면서 강 대표에게 고배를 마신 이 전 의원의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는 것. 이 전 의원은 출마설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주위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내각 기용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친이 핵심 인사들의 복귀설이 확산되자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개각과 청와대 인적 쇄신 방향이 통합거국 내각이나 친박 탕평인사가 아니라 mb맨 전면배치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mb 친위그룹인 안국포럼 출신 인사들은 지난 12월19일 대선 1주년을 맞아 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집권 2년차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mb맨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6월 '권력 사유화' 논쟁으로 갈라섰던 정두언 의원과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이날 모임을 계기로 6개월여 만에 처음 만나 서로간의 섭섭한 감정 해소에 '친이' 친위대 대열정비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재오 대표주자인 진수희 의원은 “내가 아는 대통령은 아이디어가 많은 분인데 청와대 참모나 내각이 대통령의 생각을 잘 운반해 내지 못해 답답하실 것”이라며 친이 핵심인사 복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정종복 전 의원의 경우 김일윤(경북 경주) 의원이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여서 내년 4월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무소속 김일윤 의원이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자 친이계 핵심인 정 전 의원이 권토중래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

한편 경주 재보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측근 정수성씨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측의 대리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3. 강재섭 전 대표 정치재개하나?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신임대표(사진 왼쪽)가 전임 강재섭 대표에게 당기를 건네받던 모습.     ©유장훈 기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가 2008년 12월19일 5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선 승리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김포공항 스카이시티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였다. 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대선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일반적인 덕담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긴 했지만, 공천 파동과 복당 문제를 놓고 빚었던 친박계와의 소원해진 관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전국위원회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면 그동안 공식 행사에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총선 직후 우리 조상이 강태공이라 낚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 전 대표 본인의 말대로 그는 강태공이 세월을 낚듯 침묵을 지켜왔다.

측근 의원들에 따르면, 그는 개인 사무실에서 공부를 하거나 주변 지인들을 만나 소일하면서 최근에는 해외여행도 다녀오는 등 재충전의 기간을 보냈다. 하지만 강 전 대표의 '휴식'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초 내각 개편시 국무총리 기용에 뜻을 두고 있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강 전 대표를 불러 함께 식사를 하며 정국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강 전 대표는 2008년 7월 재단법인 형태의 연구 모임 ‘동행’을 설립해 측근 의원들과도 자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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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희태 재보선 뛰어들려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재보선 출마 쪽으로 맘을 정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원외대표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재·보선 가능성이 있는 경남 양산과 인천 부평을 출마를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양산은 허범도 의원의 회계 책임자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0만원 이상시 당선 무효)을 선고받았다. 부평을의 경우 같은 당 구본철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또한 회계 책임자인 김모씨가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3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허 의원의 당선이 무효가 돼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올해 4월 재·보선이 실시될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이와 관련, “2009년 재·보선에 출마해 원내에 재진입한 뒤 18대 국회 하반기에 필생의 꿈인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원외인 박 대표는 4월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4월에 재보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재·보선을 염두에 두고 노력하는 것은 없다. 다만 각 지구당 책임자들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데 (당협위원장) 선출에 대해 중앙당이 어떻게 지도해 나갈지 생각은 좀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남 양산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여당 대표가 ‘텃밭’인 영남지역에서 출마한다는 여론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보선이 확실시되는 인천 부평을에 침체된 지역발전을 위해 박 대표의 출마를 권유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정몽준계인 전여옥 의원은 박희태 대표에 대해 원외대표의 역할 한계론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가장 요직인 당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5. 정동영·손학규 출마하려나?

민주당호 지지율은 아직도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연말까지 20%에 안착하겠다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목표 달성은 물 건너갔다. 그래서 민주당에선 몇몇 사람이 모이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 문제를 화젯거리로 삼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중성 있는 두 사람의 복귀가 침체된 당 분위기에 활력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정장선 의원은 자당 지지율 침체 원인을 현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와 인물부재로 꼽으면서도 정동영·손학규 두 사람의 복귀에는 부정적 입장이다.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나 여론의 조명을 받아야지 이미 대선과 총선에서 심판을 받은 두 사람의 복귀로는 여론을 움직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듀크대에서 유학 중으로 내년 1월 잠시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 전 장관은 2008년 12월11일 뉴욕에서 열린 뉴욕코리아소사이어티 공개강연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내년에 중국으로 건너가 공부할 생각도 갖고 있다”며 말머리를 돌렸지만 출마 가능성 자체를 일축하진 않았다.

정 전 장관은 또한 2008년 12월14일 핵심측근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발 금융 위기로 국내 서민경제가 심각한 데다, 남북관계까지 경색돼 심히 걱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자꾸 재보선 출마 얘기가 나오는 게 안타깝다"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고 한다.

정 전 의장이 ‘전주행은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그의 전주 덕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선 후보로서 민주당의 수도권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부평을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정동영 전 장관의 정치적 위상을 볼 때 호남권보다 수도권, 재·보선보다 2010년 서울시장 출마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최규성 의원은 “우리 당이 스타 정치인이 없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정 전 장관이 당연히 복귀해야 한다”면서도 “서울시장에 출마하거나 수도권 재·보선에 출마하는 게 정도”라고 주장했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는 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수원 장안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 전 대표의 수원 출마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은 경기기사를 역임했던 터라 여러 조건면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 물론 손 전 대표 측은 손사래를 치며 출마설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7·6 전당대회 이후 부인과 함께 지인의 춘천 농가에서 닭을 키우고 등산과 독서로 소일하면서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와 가까운 의원들의 채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최근 한 중진의원이 손 전 대표를 만나 “손학규와 정동영이 돌아와서 당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손 전 대표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수원 장안은 여야의 전 당대표 대결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출마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전 대표는 총리 등 관료 쪽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이 기용하느냐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신계륜 전 의원과 안희정 최고위원의 경우도 이번 재보선을 통해 원내 진입 의지를 본격화 할 조짐이다.
 
취재 / 손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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