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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태풍, 진짜 해냈다..여자배구 관중 '코로나 이전'보다 증가

[1R 결산] 흥행 걱정했던 V리그.. '김연경 신드롬'이 모두 바꿔놨다

박진철 기자 | 기사입력 2022/11/18 [15:59]

▲ 김연경, 2022-2023시즌 V리그 경기 모습 (2022.11.13)

 

 

돌아온 '배구 황제' 김연경의 위력은 예상보다 훨씬 대단했다. 각종 기록들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배구가 어느덧 1라운드를 마쳤다. 지난 10월 22일 개막한 2022-2023시즌 V리그는 남녀 배구 모두 15일 1라운드를 종료하고, 16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 최대 화두는 단연 김연경(34·192cm)이었다. 그는 올 시즌 해외 빅 리그 강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도쿄 올림픽 국민 영웅이자 여자배구 세계적 슈퍼스타의 복귀는 V리그 흥행에도 강력한 태풍을 몰고 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6일 기자단 투표에 의한 1라운드 MVP로 여자부는 김연경, 남자부는 니콜라(KB손해보험)를 각각 발표했다. 

 

김연경은 공격, 수비,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완성형 공격수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로 인해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최하위권인 6위에서 올 시즌 2위까지 치고 올라 왔다. 특히 여자배구 절대 1강인 현대건설과 흥미로운 우승 후보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의 전매특허인 '꼴찌 팀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만들기' 마법이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연경의 위력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 곳은 따로 있다. 바로 프로 리그의 흥행 지표인 관중과 TV 시청률이다. 특히 관중 수에서 엄청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다른 프로 종목에서 하지 못했던 일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프로 종목 중 '코로나 이전보다 관중 증가'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국내 프로 리그들은 올해부터 관중을 경기장 수용 인원의 100%를 입장시키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시작된 이후 2년 만에 관중 동원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프로축구에서 보듯, 총 관중·평균 관중 등 관중 수가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아직 코로나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경기 불황 등 악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구계도 우려가 많았다. 다른 프로 종목 사례, 국제대회 부진 등의 이유로 올 시즌 남녀 배구 모두 관중과 시청률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V리그 1라운드 관중 기록을 살펴보면, 남자배구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KOVO가 매 경기마다 공식 발표하는 관중 수 집계에 따르면, 남자배구의 올 시즌 1라운드 경기당 평균 관중은 1433명이었다. 코로나 사태 직전 시즌인 2019-2020시즌 1라운드의 평균 관중 2183명보다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여자배구는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여자배구의 올 시즌 1라운드 평균 관중은 2490명이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직전 시즌인 2019-2020시즌 1라운드의 평균 관중 2388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심지어 코로나 사태 한참 전 시즌들과 비교해도 관중이 크게 증가했다. 여자배구의 '1라운드' 평균 관중만 살펴보면, 2017-2018시즌은 1977명, 2018-2019시즌은 2381명을 각각 기록했다.

 

여자배구의 '정규 리그 전체' 평균 관중으로 보면, 2017-2018시즌 1972명, 2018-2019시즌 2517명, 2019-2020시즌 2315명이었다. 2020-2021시즌, 2021-2022시즌은 코로나 사태로 무관중 경기가 많아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

 

'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도 가능.. 경기장 좌석수가 적어서 못할 뿐

 

▲ 5800명 만원 관중 열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2022.11.13)

 


더욱 놀라운 대목은 또 있다. 올 시즌 여자배구 관중 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수치라는 점이다. 여자배구 7개 구단의 경기장 티켓 판매 좌석수가 적어서 팬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경기장에 못 가는 사태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티켓 매진 속도는 더욱 경이롭다. V리그 역사상 이런 전례가 없었다.

 

바로 '김연경 신드롬' 때문이다. TV 중계진조차 오프닝 멘트에서 김연경 신드롬이란 표현을 서슴없이 말할 정도다.

 

실제로 김연경이 출전한 흥국생명 경기가 1라운드에서 남녀 배구를 통틀어 '만원 관중', '최다 관중' 기록들을 싹쓸이했다. 또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 홈구장에서 치른 3경기의 평균 관중이 4970명으로 벌써 5000명에 육박한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티켓 가격까지 인상해서 관중 수익도 폭증했다. 무엇보다 홍보 마케팅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올 시즌 1라운드에서 만원 관중 기록은 여자배구에서만 3차례 발생했다. 모두 흥국생명 경기였다. 그것도 관중 동원이 매우 어려운 평일 경기와 지방 경기까지 매진 사례가 속출했다.

 

'첫 만원 관중' 기록은 지난 10월 29일 토요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흥국생명 경기였다. 이 경기는 지방에서 열렸는데도, 티켓 예매 시작 '28분 만에' 330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또한, 지난 10일 목요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는 평일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온라인 티켓 예매창이 오픈된 지 불과 '1분 만에' 3000여 전 좌석이 매진됐다. 이날 입장한 관중 수도 만원 관중(3200석)을 초과한 3325명이었다. 때문에 서울 시민들은 올 시즌 김연경 경기를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상태다.

 

절정은 13일에 찍었다. 지난 13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는 총 판매 좌석수인 5800석이 경기일 3일 전에 매진돼버렸다. 실제로 이날 관중 수도 5800명 만원 관중이었다. 그러면서 여자배구가 4년 만에 코로나 사태 이전 절정기였던 '관중 5000명 시대'를 다시 열었다. 

 

만원 관중-최고 시청률.. 팬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그럼에도 김연경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은 아직도 배가 고프다. 13일 경기의 온라인 티켓 예매 열기로 볼 때, '주말 경기'는 좌석수가 7000석이라 해도 거뜬히 매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이날 현장 판매를 기대하고 왔다가 발걸음을 돌린 팬들도 많았다.

 

때문에 V리그 역사상 최다 관중 신기록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단지 현재 여자배구 7개 구단의 경기장 티켓 판매 좌석수가 적어서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올 시즌 여자배구 경기장 중에서 티켓 판매 좌석수가 가장 많은 곳은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으로 5800석만 판매한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도로공사 홈구장인 김천 실내체육관으로 5050석을 판매한다. 실제 좌석수 규모가 가장 큰 광주 페퍼스타디움은 티켓 판매 좌석수를 2436석으로 대폭 줄인 상태다. 

 

또한, 보통 V리그 관중 수는 시즌 초반보다 중반에 더욱 크게 증가해 왔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현장 분위기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기를 뿜어냈다. 6000석이나 되는 초대형 실내체육관이 온통 흥국생명을 응원하는 핑크색 물결로 가득했다. 팬들은 서로 경쟁하듯 기발한 문구를 담은 피켓을 들고,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함성을 질렀다. 

 

양 팀 감독과 선수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 응원하는 팬들까지 "대단하고 놀랍다", "아이돌 슈퍼스타 콘서트장 같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폭발적 관중은 선수들도 춤추게 한다.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은 팬들에게 화답이라도 하듯, 경기 내용도 5세트까지 꽉 채워서 혈투를 펼쳤다. 결국 홈 팀인 흥국생명이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한편, 경기장을 가지 못한 팬들은 TV 시청으로 몰렸다. KOVO 관계자에 따르면, 13일 흥국생명-한국도로공사 경기의 케이블TV 시청률은 1.53%(전국 케이블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올 시즌 1라운드 남녀 배구를 통틀어 케이블TV 중계 경기 중 최고 시청률이었다.

 

V리그 시청률도 시즌 초반에는 프로야구 일정과 겹치는 등의 관계로 다소 낮게 출발한다. 그러다 프로야구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다. 최근 들어 여자배구 경기들이 케이블TV 시청률 '대박' 기준인 1%를 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배구 황제의 귀환이 몰고 온 '흥행 태풍'이 어디까지 갈지, 올 시즌 프로배구 최대 화두인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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