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름을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 3편

박광균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2/04/08 [10:40]

▲ 연구에 따르면 음식으로 섭취하는 지방은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를 늦춰 사실상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브레이크뉴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위험하며, 심장마비의 위험이 증가한다.” 는 말도 전문가들로부터 자주 들어 왔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수치보다 높은 사람은 포화지방 섭취량을 줄이고 콜레스테롤 저하 악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이를 위하여 하루 한두 알의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여야 한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에게 상식처럼 되어 있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수없이 많은 연구 결과와 텔레비전 광고, 천문학적인 돈의 흐름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련하여 사실상 대부분 전문가와 의료진은 별생각 없이 환자에게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처방을 내린다. 의학계는 지난 수년간 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여러 차례 하향 조정하였다. 정상 수치가 내려감으로서 고지혈증 약을 복용해야 하는 사람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제약회사는 돈을 벌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300 mg /dL 이하일 때는 정상으로 간주하였다. 그렇지만 거대 제약회사의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받아 진행된 여러 새로운 연구 결과는 그 상한선을 250 mg/dL, 또다시 240 mg/dL로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우리는 치료가 필요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200 mg/dL로 알고 있다. 100여 년 전부터 과학자들이 밝힌 사실에 따르면, 사람의 몸이 건강한 뇌와 신경조직을 형성하고 손상된 부위를 수복하려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한 안셀 키즈 박사가 1950년대에 발표한 7개국연구 결과라는 논문이 문제이다. 그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키즈 박사를 정직하고 똑똑한 전문가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키즈 박사가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증가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따라서 심장마비의 위험성도 증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을 때, 대중은 그의 주장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가 발표한 논문의 제목은 ‘7개국의 연구 결과 : 15년간 사망한 2,289명의 이야기(The seven countries study : 2,289 deaths in 15 years)’였다. 그는 자신의 가설에 맞지 않는 데이터가 수집된 국가는 제외한 후, 최종 결과를 분석했다. 그 당시에 맞서 싸울 마땅한 의학적 적군이 없어 몸이 근질근질하던 의학계는 ‘건강의 적, 콜레스테롤을 무찌르자’라는 구호 아래 모두가 한마음 한 뜻이었다. 버터, 달걀, 일부 육류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될 식품이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일부 전문가는 키즈 박사의 의견과 그가 발표한 결과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은 동료 전문가들이 모두 침묵하는 분위기와 연방 정부의 정책에 떠밀려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키즈 박사의 콜레스테롤 이론이 공식적으로 채택되자, 대중은 건강을 위해 콜레스테롤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2015년이 되어서야 미국 농무부(USDA)의 식이지침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침은 이렇게 바뀌었다. “지금껏 우리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300 m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해 왔다. 그렇지만 2015년의 지침에는 이 권고를 더는 유지하지 않을 방침이다. 왜냐하면 여러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 섭취량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에 신뢰할 만한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방침은 미국십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oociation) 및 미국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의 입장과도 동일하다. 콜레스테롤은 과다 섭취를 염려할 영양소가 아니다.” 일본의 한 연구팀은 2015년 영양과 대사 연례보고(Annals of Nutrition and Metabolism)에 발표한 논문에서,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이 심장질환을 유발하지 않으며, 오히려 암을 포함한 여러 발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발표하였다[Hamajaki K 등 : Ann Nutr Metab 66(suppl 4):1-116, 2015]. 이 논문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과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의 역관계를 증명하였다 이것은 바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을수록 다양한 원인 때문에 사망할 위험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낮은 사람은 도리어 사망할 위험성이 현저히 높다는 말이다. 1961년 『타임』지의 표지에 안셀 키즈 박사의 사진이 실렸다. 관련 기사 내용으로 지방을 섭취할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함으로써 심장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2014년에는 버터가 『타임』지의 표지 모델로 선정되었다. 관련기사로 수십 년간 의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얼마나 엉뚱한 길을 걸어왔는지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나 심장질환의 발생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이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100 g의 버터를 먹었을 때(유럽 평균은 18 g) 240 mg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 중 30~60%만 장을 통해 흡수된다. 즉 약 90 mg의 콜레스테롤을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 12 mg만 혈액 속에 들어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0.2%만 올린다. 이에 비해 우리 몸은 100 g 버터를 먹어서 얻을 수 있는 콜레스테롤의 400배를 더 생합성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통해 평소보다 더 많은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연히 높아진다. 그렇지만 이 같은 증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리 몸은 자동적으로 콜레스테롤 생산량을 줄일 것이다. 이러한 자가 조절 기전은 우리 몸이 최적의 기능과 평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확한 수준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한다. 

 

항동맥경화클럽(The Anti-Coronary Club) 연구에서는 포화지방을 오메가-6 지방산으로 대체하자 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였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거의 4배가 되었다[Christakis G 등 : JAMA 198(6): 597-604, 1966].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한 옥수수기름 치료(The Rose Corn Study)에서는 옥수수기름이나 올리브기름을 투여 받은 피험자는 대조군에 비해 심장건강이 악화되었다[Rose GA : Br Med J 1(5449):1531-1533, 1965]. 80명의 심혈관질환 환자들이 무작위적으로 대조군, 동물성지방을 제한한 정제 올리브기름 투여군, 동물성지방을 제한한 옥수수기름 투여군으로 3개 집단으로 나누어 시험하였다. 시험이 끝났을 때 심장발작이 재발되지 않은 생존율은 각각 75%, 57%, 52%이었다.

 

50년 가까이 이어진 이 같은 믿음이 최근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미국국립보건원 공동 연구팀이 리놀레산(Linoleic acid)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이 심장 건강에 도움이 안 되며 심지어 심장질환 발병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Ramsden CE 등 : BMJ 353:i1246, 2016]. 리놀레산은 자연 상태의 식물성지방에 많이 들어 있으며 체내에 흡수되면 감마리놀레산(g-linoleic acid)이 된다. 리놀레산은 세포의 항상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놀레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는 옥수수유, 홍화씨기름(국화과인 잇꽃에서 얻은 기름), 대두유, 해바라기기름, 면실유 등이 있다. 리놀레산이 풍부한 식물성기름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한 가장 큰 실험은 미네소타 관상동맥질환 실험(Minnesota Coronary Experiment, MCE)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은 1968년부터 1973년까지 미네소타주의 6개 정신병원과 1곳의 양로원에 수용된 9,423명(남자 4,393명, 여자 4,66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 이 연구 보고서는 16년 동안 세상에 발표되지 않았다. 두 집단 간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험은 1973년 끝났지만 관련 논문은 1989년이 돼서야 의학저널에 게재됐다[Frantz ID jr 등, Arteriosclerosis 9(1): 129-135. 1989]. 당시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은 버터, 마가린 등의 포화지방 대신 식물성기름인 옥수수기름을 사용한 식단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그 결과 바뀐 식단으로 식사한 실험 참가자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미네소타대학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식물성기름이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보다 건강에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실험의 문제는 심장질환 유병률에서 포화지방으로 식사한 대조군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던 것과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도 별다른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또 다른 연구진이 이 데이터 일부를 복원해 분석한 결과 식물성지방이 동물성지방보다 오히려 심장질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왔다. 이에 연구진은 동물성 지방을 식물성 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건강에 유익한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며 동물성 포화 지방을 덜 먹는 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 박광균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그렇다면 정말 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몸에 좋은 변화를 가져다줄까? 연구에 따르면 음식으로 섭취하는 지방은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를 늦춰 사실상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006년, 호주 과학자들은 음식에 포함된 지방이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의 소화율에 끼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혈중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Gentilcore D 등 :  Clin Endocrine Metab 91(6):2062-2067, 2006]. 피실험자들에게 각각 식사 30분 전에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로 이루어진 30 mL의 물, 30 mL의 올리브기름, 나머지 한 명에겐 30분 전에 30 mL의 물을 마시게 하고 식사 도중에 30 mL의 올리브기름을 음식과 섞어 먹게 하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사 전에 올리브기름을 섭취한 경우 으깬 감자의 소화율은 낮아졌고 혈중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 또한 떨어졌다. 이는 소화가 빠른 탄수화물을 포함한 식사를 할 경우, 올리브기름이나 버터 등 몸에 좋은 지방을 식사 30분 전에 미리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슐린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체지방 감소에 기여하는 것이다.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을 먹기 전 건강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지 못했을 때는 적어도 식사 중에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식사 전에 지방을 섭취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를 지연시켜서 혈중 포도당과 인슐린의 수치를 낮춰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 후에는 무조건 지방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직후에는 인슐린 수치 증가를 위해 흡수가 빠른 탄수화물이 필요한 유일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동화호르몬은 운동 후 체지방 증가를 억제하면서 근육성장을 추진한다. 이 연구 이외에도 아침에 올리브기름을 한 숟갈씩 먹는 사람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다는 연구결과나, 매일 코코넛기름을 먹는 사람의 피부가 매끈해지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며 뱃살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듯 우리가 생각하기에 나쁜 기름일 것 같은 동물성기름, 즉 포화지방은 사실 우리에게 유익한 기름이고 건강에 좋을 것 같은 기름인 식물성기름, 즉 불포화지방은 우리 몸에 나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주면 좋겠다. 과일주스를 만들 때 과일에서 과즙을 짜면 몸에 좋지 않은 당분만 나오고 섬유질을 포함한 각종 영양소는 얻지 못하듯, 기름도 똑같은 원리인 것이다. 우리는 현대 사회에 살며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발전 속도를 이용해 많은 편안함을 누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음식에 관한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음식들이 과연 자연스러운 섭취 방법인지 고민해봐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식품마다 자연스러운 섭취방법이 있고 인간의 몸은 25만년동안 그 생활에 맞춰 진화를 해왔는데 과연 200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식단의 변화를 우리 몸이 받아드릴 준비가 되었는지 의문이다.

 

<4편에 계속>

 

어떤 기름을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 1편 바로가기

어떤 기름을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 2편 바로가기

 

 kkp304@hanmail.net

 

*필자/박광균

 

1975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생화학과 졸업(이학사)

198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과 졸업(치의학사)

1988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졸업(의학박사)

2004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의료와 법 고위자과정

 

1986~1990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생화학 전임강사

1990~1996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조교수

1996~2000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부교수

1996~2018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교수

 

1990~1993 미국 University of Wisconsin, Madison, School of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2~2005 미국 University of Pennsylvania School of Dental Medicine, Dept. of Biochemistry 방문교수

 

2006~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생명과학단장

2008~2009 한국학술진흥재단 의생명단장, 자연과학단장, 공학단장 겸임, 한국연구재단 의약학단장

 

1990~현재  미국 암학회 회원

1994~2000 International Society for Study of Xenobiotics 회원

1995~1996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기획간사

1996~1998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학술이사

2006~2008 한국독성학회 이사

2005~2006 대한암학회 이사

2006~2008 한국약용작물학회 부회장

2009~2010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2009~2010 생화학분자생물학회 부회장

 

2018~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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