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남을 중상하는 것은 흉기로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죄가 더 크다”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 아무개 씨가 군대 생활을 할 때 특혜를 받았다는 특혜논란을 보고...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20/09/14 [11:22]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월14일 경기 과천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필자는 육군 9사단에서 현역 군 생활을 했었다. 9사단은 백마부대이다. 군에 입대한 시기가 월남전이 끝날 무렵이어서 철군한 부대의 보충 병력으로 투입됐다. 전장 터는 아니지만 전쟁을 하다온, 생사를 다투다 철군해서 귀국해온 병사들이어서인지 살기(殺氣)가 등등했다. 그래서인지 부하사병에 대한 기합이며, 구타가 예사였다. 구하를 할 땐 으레 “전쟁터에 안 가본 놈들이 군대를 아느냐?”라는 말이 뒤따르곤 했다.

 

최근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서 아무개 씨가 군대 생활을 할 때 특혜를 받았다는 특혜논란이 사회적인 이슈이다. 평화 시의 군대 생활 중 질병을 얻어 치료받는 시기의 작거나 소소한 에피소드 정도로 여겨진다. 그런데도 온 나라가 시끄럽다. 추 법무장관은 사과성 발언까지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13일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고 전제하고 “저는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습니다. 그 이유는 법무부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입니다”고 피력했다.

 

이어 “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습니다.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왼쪽 무릎을 수술했던 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을 수술 받기 위해 병가를 냈습니다. 병원에서 수술 후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아들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부대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남은 군 복무를 모두 마쳤습니다”고 강조하고 “이것이 전부입니다. 군대에서 일부러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고 알렸다.

 

또한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입니다. 그런 남편을 평생 반려자로 선택하며, 제가 불편한 남편의 다리를 대신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 받았습니다. 완치가 안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습니다.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대한민국 군을 믿고, 군에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아들은 대한민국의 다른 아들들처럼 치료 잘 받고, 부대 생활에 정상 복귀하여 건강하고 성실하게 군 복무를 잘 마쳤습니다”고 전하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군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아들이 군에 입대하던 날이나 전역하던 날 모두 저는 아들 곁에 있어 주지 못했습니다. 군대 보낸 부모들이 아들이 가장 보고 싶어진다는 8주간의 긴 훈련 시간을 마친 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들에게 혼자 헤쳐나가도록 키워왔지만 늘 이해만 바라는 미안한 어미입니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제 진실의 시간입니다. 거짓과 왜곡은 한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습니다. 검은 색은 검은 색이고, 흰 색은 흰색입니다.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상황 판단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제 다리도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저와 남편, 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습니다”고 다짐하면서 “저는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이 원칙은 지금도, 앞으로도 목숨처럼 지켜갈 것입니다. 그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스스로를 되돌아 보겠습니다. 저의 태도를 더욱 겸허히 살피고 더 깊이 헤아리겠습니다. 검찰개혁과제에 흔들림없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합니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습니다”라고, 마무리 했다.

 

군대에 간 아들이 질병을 얻은 어머니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 소소한 문제가 정치쟁점화 하면서 특혜 논란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필자의 두 아들은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군 특혜라면, 아예 군에 입영하지 않는 수준도 더러 있다.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 본 경험자로서 이 논란을 보면서, 유태인들의 교육서인 탈무드 속의 내용 중 '중상(中傷=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나 지위를 손상함.)' 부분에 눈이 갔다. 아래와 같은 내용이다. 이 글을 여야 의원들에게 선물한다.

 

“험담을 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더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만 해치지만 험담은 세 사람을 해치기 때문이다. 즉 험담을 하는 사람과 험담을 비판 없이 듣는 사람, 그리고 험담은 대상자가 그들이다. 남을 중상하는 것은 흉기로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죄가 더 크다. 흉기는 가까이 있지 않으면 상대를 해칠 수 없지만 중상은 멀리에서도 상대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불에 타 고 있는 장작에 물을 뿌리면 불은 완전히 꺼지지만, 중상을 받아서 화가 난 사람에게는 아무리 사과를 하여도 마음속의 불은 끌 수 없다. 아무리 마음이 착해도 입이 험한 사람은  마치 궁전 옆에 있는 악취가 심하게 나는 가죽공장과 같다.(탈무드, 마빈토케이어 지음/이현정 엮음. 178-179p)”

 

추 법무장관 아들의 군 특혜논란은 중상에 가까운 듯 하다. 김재봉 언론인은 본지 9월14일자 “한국은 참 웃겨요! 장관직을 잘 수행할 사람인지를 따져야지” 제목의 칼럼에서 “장관후보에 오르면 그 사람이 장관직을 잘 수행할 사람인지, 능력은 있는지 보다 위장전입은 안 했는지, 논문표절은 안 했는지, 군복무는 했는지, 성희롱 또는 성추문은 없는지, 주택이 몇 채인지, 재산은 얼마가 있는지에 대해서만 떠들고,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그런 이야기만 골라서 공격한다”면서 “그 사람이 장관직에 적합한지, 업무능력은 있는지에 대해 물어본 사람들이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경험한 나영철 환경TV 전 사장은 어린아이 표창장 한 장으로 흔들면 흔들리고, 제대한 아이 휴가문제로 흔들면 또 흔들리는 이 나라가 참 슬프다고 평했다.

 

장관의 본질은 장관에게 있다. 공론화를 위해 정작 따질 문제가 있으면, 장관직 수행의 문제를 따져야만 한다. 추 장관은 사과를 담은 글에서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국회는 법무장관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를 따져야  진정한 국회이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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