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렵게 투자를 했다? 하늘나라에 투자했다?

차라리 빌려 줄 바엔 아무런 조건 없이 능력만큼 그냥 주라!

김덕권 시인 | 기사입력 2019/04/22 [15:45]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가까운 사람에겐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돈 잃고 사람 잃기가 십상이기 때문이지요.

 

차라리 빌려 줄 바엔 아무런 조건 없이 능력만큼 그냥 주라는 것입니다. 우리 가까운 동지 가운데 친구한테 퇴직금을 맡기고 끝내는 <하늘나라에 투자했다>는 분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우리 덕화만발 가족 중에 그런 우(愚)를 범하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본인의 허락을 얻어 그 글을 요약 정리하여 널리 전합니다.

 

【참으로 어렵게 투자를 했다. 정년으로 받은 퇴직금 1억 원을 부동산업으로 성공한 친구에게 맡겨 투자했다. 1년이 되어 1억5천이 되었고, 다시 전액을 그냥 투자 금으로 맡겨두었다. 2년 동안에 배가 되어 2억이 되었다. 너무 고맙게도 친구가 노후자금을 늘려 주고 있어 등산 낚시 여행을 하며 퇴직 후 생활이 여유로웠다.

 

친구는 보다 훨씬 빠른 성공을 위해 3년여를 부동산 뿐 아니라 주식에도 손을 대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사무실도 얻고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제법 규모 있는 다단계회사를 만들어 그 활약이 눈이 부셨다. 시간만 가면 돈이 늘어나니 안심하고 5년여를 지내왔다. 석 달간의 장기간 해외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고 뚝뚝 끊기기만 했다, 이런 일이 없었으니 갑자기 불안해졌다. 정신없이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1층에 있는 건물관리인이 불러 세웠다. “왜 지금 오십니까?” “뭔 일이 생겼습니까? 전화도 받지 않고 해서 서둘러 왔는데요.” “예, 한 달여 전에 회사는 거덜이 나고 사장님은 자결 했답니다.”

 

황당했다, 남들이 당했다는 얘기는 들어왔어도 그게 내게 닥치다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멍해졌다. 밥맛도 없고 잠도 잘 수 없었다, 심장이 벌떡거리고 온몸에 기력이 뚝 떨어졌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한해가 그렇게 혼란스러웠다, 아내가 잊어버리라고 했지만 그게 쉽지를 않았다, 체중이 10kg이나 빠졌다.

 

죽은 친구는 서서히 잊혀 져 가는데, 돈만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러하다. 주식에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데 반해 친한 친구를 믿고서 한 투자여서 그 원망이 더하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돈을 빌려주거나 거래를 하지 말라는 옛사람들의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다 잊었나 싶었는데 돈 생각이 불쑥 나면 잠을 이루지 못하며 아쉬움에 원망을 한다. 모처럼 만나 지난날 힘들었던 이야기라면서 친구들에게 고백을 한다, 잊어버리려는 노력이라며, 이런 때 한마디 거들어 준다는 게 쉽지를 않지만 한 친구가 어눌하게 한마디 말을 툭 던진다.


 “친구야. 잊지도 말고 원망하지도 말아라.

먼저 간 친구가 하늘나라에다 네 것까지 투자해 놓았을 거다.”】

 

어떻습니까? 기가 막힌 일이 아닌가요? 그러나 이런 일은 도처에 있습니다. 차라리 그 많은 돈을 친구나 세상을 위하여 기꺼이 희사(喜捨)를 했더라면 내생을 위한 ‘보시공덕(布施功德)’이라도 잔뜩 쌓지 않았을까요?

 

보시란 무엇일까요? 육바라밀(六波羅密)의 제1 덕목입니다. 자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주는 것을 말합니다. 중생구제를 목표로 하는 이타정신(利他精神)의 극치이지요. 보시를 행할 때는 베푸는 자도, 받는 자도, 그리고 베푸는 것도 모두가 본질적으로 공(空)한 것이므로, 이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이것을 삼륜체공(三輪體空) 또는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보시는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의 삼종 시로 나눕니다. 재시는 능력에 따라 재물을 보시하여 기쁨을 주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법시는 진리를 구하는 자에게 아는 만큼의 불법을 설명하여 수행을 돕는 것이고, 무외시는 어떤 사람이 공포에 빠졌을 때 어려움을 대신해 그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 보시는 남에게 깊은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불가(佛家)에서는 이 세 가지의 베 품에 있어 절대로 상(相)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니까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었더라도 ‘주었다는 생각’ 조차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남을 도와줄 때 무슨 이익 또는 대가(代價)를 바라거나, 내가 남을 도와주고 도와 줬다는 생색을 내면 그건 하나의 거래이지 진정한 보시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보시에는 세 가지의 깨끗함(淸淨)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베푸는 사람(布施者)이 깨끗해야 하고, 둘은 주는 물건(施物)이 깨끗해야 하며, 셋은 받는 사람(施受者)도 깨끗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수레바퀴에 비유, ‘삼륜청정’이라 하지요. 여기서 한 가지라도 부정하다면 그 보시는 참다운 보시가 아닙니다. 또한 내가 남에게 두려움을 주지 않고 환희 심과 기쁨을 주는 것이 ‘무외시’입니다. 그런데 무외시라면 부드러운 ‘웃음’, 아름다운 ‘미소’가 가장 쉽게 베풀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주 토함산 석굴암 부처님은 언제 봐도 그 안면에 원융무애(圓融无涯)하고 온화한 미소가 서려 있습니다. 아침 해를 받고 있는 석굴암 부처님의 모습을 대했을 때의 그 은은한 미소는 보는 이에게 자비심과 더불어 경건함과 엄숙(嚴肅)함을 함께 자아내게 하지요.

 

그리고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세 부처님의 소박한 웃음은 문자 그대로 천진보살(天眞菩薩)인 것입니다. 순박한 농부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삼존불을 보면, 이승(此岸) 사람의 웃음도 저렇게 티 없고 순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웃음 속에는 중생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서원(誓願)이 들어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무외시인 것이지요.

 

욕심으로 투자를 하면 <하늘나라에 투자>하기가 십상입니다. 우리 조금 여유가 있으면 차라리 ‘무상보시(無相布施)’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진정한 공덕(功德)이 쌓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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