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지난 1월 28일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안양문화원장 정변규씨가 취임 1년여 만에 사의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지에서는 정 원장이 사퇴를 표명하게 된 원인을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정 원장과 안양시의회 본회의에서 안양문화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임영란 시의원을 직접 인터뷰했다.
먼저 사건의 개요를 시간순서에 따라 간단히 설명하자면, 정변규 원장이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난 2018년 4월에 안양문화원에서 사무과장직을 맡고 있던 서아무개씨의 공금횡령 징후가 포착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안양문화원 자체조사 결과, 2017년 서씨가 입사한 후부터 프린트 잉크토너를 거의 매일 구입한 사실과 310여회에 걸쳐 1억 1천만 원 상당의 금액이 서씨의 개인통장으로 입금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안양문화원 측은 5월에 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서씨는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한 상태이다.
그 후 안양문화원의 일부 이사진들은 정 원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횡령으로 인해 구멍이 난 재정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정 원장은 자신의 재임기간인 4개월 동안 벌어진 금액에 대해서는 현 집행부가 책임을 지겠다며, 그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으로 행위자에게 받아서 변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사진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임영란 시의원을 찾아 민원을 제기했다. 또한 일부 이사진들은 원장의 전격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취지의 피켓시위를 벌였다.
민원을 받은 임 의원은 9월 3일 열린 본 회의에서 5분 발언으로 안양문화원에 대한 비리 사실이 더 있고, 이 상황에서 정 원장이 직원들의 임금인상과 공용 차량구입 등의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예산을 지급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원장은 임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제시했던 몇 가지 문제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냈고, 임 의원은 다시 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안양문화원 문제를 거론하고 정 원장을 증인석에 세워 문제를 지적했다. 그 후 결과적으로 정 원장이 사퇴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배경으로 사퇴한 정 원장을 지난달 30일 만나 인터뷰를 나누었다. 정 원장은 공금횡령을 이유로 이사진 일부가 자신의 제안을 모두 무시하고 무조건 사퇴를 요구했다는 취지로 말했으며, 이사회 회의도 수차례 무산됐고, 이사진 누구도 직접 원장에게 문제제기를 해 온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원장으로 취임했는데도 인수인계 절차가 전혀 없어서 인수인계를 왜 안하냐고 물었더니 문화원 원장직은 비상근ㆍ비급여 명예직이기 때문에 정관에 따로 인수인계 절차가 없다”라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원장은 그런 관행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회계내용만이라도 보자고 요구했고, 3개월 동안 회계내용 정리가 안 되었다는 이유로 보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원장은 자신이 취임하면서 채용한 학예사에게 회계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그 다음 회계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회계상의 오류를 발견하고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은 자신이었고, 관련자를 해당 업무에서 배제시킨 후 문화원 내부에서 대응할 방법을 찾고자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이사진들은 당시 처음 회계상의 문제를 발견한 것은 임 아무개 사무국장이고, 정 원장은 회계비리를 알고서도 한 달 동안 방치했으며, 결과적으로 첫 조치가 변호사를 구한 것인 점을 들어 비리를 감추려고 시도한 것 아니냐는 반박을 했다. 또한 임기가 시작된 후 4개월이 되어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무능을 시인하는 것이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며, “예산집행에는 원장 결재가 필요한데 그동안 그걸 몰랐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영란 시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사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의회에서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임 의원은 본 기자와 31일 보사환경위원장 사무실에서 나눈 인터뷰를 통해 “나는 이사진들의 민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발언한 것 뿐 정 원장에게 사감이 없다”며, “정 원장과 이사진들이 소통하길 바랐을 뿐이지 사퇴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런데 자신이 한 5분 발언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정 원장이 반박을 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시의회에서 거론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임 의원은 “정 원장은 소통을 위해 마련하려고 한 간담회 자리에도 불응했고, 나에게 직접 전화한 적도 없다”라며, “평소 존경하던 분인데 악 감정을 가질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확인결과 정 원장이 임 의원을 찾아간 일이 한 번 있었는데, 임 의원은 이사진들과의 대화에는 오지 않고 본인을 개인적으로 찾아온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보사환경위원회에 소속된 다른 의원들을 모두 불러 그 자리를 공식적인 자리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원장은 “임위원장이 국장을 시켜 간담회를 하자고 전해와 임위원장이 시간을 내주면 설명하는게 맞다고 했다”며,
민긴단체 내부일을 두고 의원이 간담회를 주관하는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막상 나중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손톱도 안 들어가더라”며, “그 후에도 나는 사태를 풀어보려고 임 의원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를 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전혀 풀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볼 때마다 ‘잘 모른다’고 하거나 ‘문화원의 깊은 사정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고, 그렇다면 왜 자세한 사정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 원장 사임에 대해 주로 나서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나도 그걸 모르겠다, 나는 이사진들의 민원을 듣고 처리한 것뿐이고,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정 원장이 하는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고, 이사진들의 민원에 따라 대응한 것뿐 더도 덜도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했다. 또한 안양문화원의 원로들이 방문하여 정 원장 구명을 요구하는 면담을 진행할 때 “정변규 원장 사퇴 전에는 예산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정 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 뜻이 아니라 이사진과 원장이 소통이 없어서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일이 틀어졌으니 정 원장이 사퇴결심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말한 것 뿐”이며, “비리가 많은 문화원이 정상화 되지 않으면 예산을 줄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 의원은 정 원장의 말 중 어떤 것이 거짓말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예산을 줬다 뺐었다 하는 게 시의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다른 보사환경위원회 의원들과 예산결정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 문제는 안양문화원 이사진들의 증언과 정 원장 시기에 새로 영입된 임원들의 증언 및 자료확보를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후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원본 기사 보기:경기브레이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