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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너희들, 5년 후에 보자!"

이명박 구속과 저항하는 세력들의 복수심

이계홍 주필 | 기사입력 2018/03/24 [08:16]

 

▲ 법원으로 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월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와 함께 동부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했다.     ©김상문 기자

 

얼마전 유시민 작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JTBC '썰전'에서 진행자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를 예상했느냐"고 묻자, 그는 "구속은 수사 때문에 하는 것이지 형벌이 아니다"라면서 "과거부터 정부가 마음에 안들어하던 사람에 대해 구속 자체를 형벌을 주는 것처럼 운용해왔다. 그것은 구속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 피의자의 인신을 구속할 때는 법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인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유 작가는 "저희는 사실 복수를 하고 싶다. 그런데 이건 감정이다. 복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잘 운영해서 퇴임할 때 '벌써 끝났나' 하는 말을 듣는 거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잘했다는 보고)인사를 하는 그게 (진정한)복수다"라고 밝혔다.

 

보다 큰 복수는 군림하고 탄압하고 불법과 악행을 저지른 폭압자 앞에서 그들이 저지른 패악을 딛고 더 훌륭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말장난으로 읽힌다. 반성없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그것은 더욱 명확해진다.

 

홍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mb) 구속을 적폐청산을 내세운 정치보복쇼와 남북위장 평화쇼,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헌법 개정쇼라는 3대 쇼로 국민들을 현혹해서 지방선거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첫 장이 집권 이후 10개월 동안 사냥개들을 동원해 집요하게 파헤쳐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입니다"라고 비난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 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이)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유포하여 여론을 장악한 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구속시켰다면서 지금 이 순간 결코 잊지 않겠다5년후를 보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5년 후라면 대선이 있고, 그때 정권이 바뀌면 한번 보자는 발언으로 읽힌다. 보복하겠다는 뉘앙스다. 그는 또 mb 구속이 집행되던 날 mb의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권성동 의원, 김영우 의원 등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배웅하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 작가 발언을 거론했다. 그는 “(유작가가)무죄 추정의 원칙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을 때는 불구속 조사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같은 원칙을 많은 국민의 비난을 받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거론하면서 유 작가가 파업노동자들이 부당하게 해고되고 구속될 때 그런 무죄추정 원칙, 불구속의 원칙을 얘기한 적이 있느냐왜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있긴 있지만 해당되지 않는다고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원칙을 갑자기 들먹이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얘길 했을까 답답하고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노동자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철저히 무시되고, 구속수사를 당연하게 여기면서 mb에게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취지, 에둘러 말하지만 불구속으로 가야한다는 발언. 그 말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노동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여기에 필자가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이런 무죄추정의 원칙을 가장 많이 배반한 정권이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정권이란 것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같은 일반 국민들은 홍준표 대표, 장제원 대변인의 mb 구속에 대한 인식이 그것이라면 미안하지만 보복을 가열차게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이권을 잡았다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혐의들이 이것 말고도 수도 없이 잠복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2007년 대선 과정에서의 BBK, 다스는 누구 겁니까 라는 의혹들이 수도 없이 드러났음에도 왜 그때는 묻혔을까, 수십 조가 들어간 4대강 개발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의혹, 자원외교의 비밀들, 방산비리 의혹들이 너무 많이 잠복해 있기도 하다.

 

특히 2007년 대선 당시 BBK 가짜편지를 흔들며 mb를 보호했던 사람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오늘의 홍 대표여서 이 문제는 더욱 덮을 수 없다고 본다. 이런데도 정치보복 프레임을 걸고 나온다는 것은 아무리 정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국민정서를 무시하는 태도로 보인다. 그때나 지금이나 좌파 종북 빨갱이 타령과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발언들을 보고, 그렇다면 제대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끓어오르고 있다.

 

관용이란 죄지은 자가 눈물로 반성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죄악은 저지르지 않겠다는 통렬한 회개에서 나오는 것이다.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mb 구속이 범법자에 대한 법적 처벌일 뿐 정치보복 때문에 시작된 일이 아니란 것을 안다.

 

자유한국당 세력들이 저렇게 여론을 호도하는데 유시민 작가의 고상한 복수론도 그래서 먹혀들지 않는 것같다. 국민은 말한다. 치졸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왜 복수인가.

 

mb의 범죄 혐의는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니고,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후보 시절에는 대통령이 유력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뒤에는 막강한 권력 때문에, 그리고 박근혜 시절에는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댓글부대 동원 등 온갖 부정으로 박근혜 당선을 도왔다는 공적 때문에 가려졌다는 것을 안다. 박 대통령도 mb를 개인적으로 싫어했다지만 권력을 향유한 하수인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해서 그냥저냥 지나쳐왔다.

 

TK 출신의 한 변호사 패널은 어느 종편에 나와서 mb를 네 번이나 털었는데도 혐의가 없었다며 현 정권에서 저지르는 구속수사는 다분히 정치보복이란 뉘앙스로 발언했다. 그럼 묻겠다. 그때 제대로 수사를 했는가. 그때 제대로 수사 처리했다면 과연 오늘 mb가 구속되는 치욕을 맛보았을까. 이명박근혜 정권 때의 검찰과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왜 다르냐고 하는데 그것은 그 변호사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때의 수사가 오히려 범죄를 가려주고 정당화시켜준 요식행위였다는 것을 모르고 한 발언일까. 가치관과 세계관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 이계홍  본지 주필.   ©브레이크뉴스

결론부터 말하면 정치보복은 당연하다. 그래야 현재의 집권자가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리고 역사가 바로 선다. 권좌에 있을 떄는 바르게 정치를 하라는 뜻이고,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는 경고다. 권좌는 달콤하면서도 언제든지 자신의 배를 가를 수 있는 자리다. 그러니 국민을 보고 엄숙하게 권력을 사용하라는 준엄한 심판이다. 사적 이익을 취하고, 끼리끼리 자리를 배분하고, 그래서 못된 짓을 해도 조폭들처럼 서로 눈감아주고, 이를 문제삼는 사람들을 눈을 부라리며 위협하는 행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유 작가가 말하는 고단수의 복수는 무지하고 썩은 가치관에 쩐 사람들에겐 통용되지 않는다. 고단수의 복수를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례를 하나 더 말하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동진정책을 폈을 때 오히려 비굴한 자로 몰렸다. 해당 지역은 미동도 하지 않고 오히려 음해하고 빨갱이 프레임을 계속 걸었다. 아량이 도리어 그들의 패권을 강화하는 데 사용됐다. 자기성찰이 없는 자에게 오만을 키워주고 잘못된 사고를 강화시켰다. 그리고 실패로 끝났다. 가해자가 반성이 없는데 관용을 베푸는 것은 비굴한 자의 자기위안 밖에 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할 때 국민들이 벌써 끝났나?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진정한 복수라는 말은 복수의 참뜻을 새겨들을 줄 아는 정치세력이라야 가능하다. 복수심이 있는 것과 범법자를 처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복수냐 아니냐의 관점에서 볼 성질이 아니라는 뜻이다. 유 작가가 말하는 수준높은 복수는 mb를 비호하려는 수준높은 물타기가 아닌지를 돌아보기 바란다. 허구헌날 좌파 종북 빨갱이, 사회주의 건설이라고 공격하는 세력들에게 면죄부 주는 것이 아닌가돌아보기 바란다. 그들이 통렬하게 반성하고 새 길로 나서면 더많은 아량과 관용을 베푸는 것이 진정한 복수다. khlee0543@naver.com

 

*필자/이계홍. 소설가.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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