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SK에서 희망돼지로, 폭로에 급급한 언론들

중앙 "정치개혁 명분 내세운 우리당 도덕적 명분 잃을수도"
경향 "민주당-우리당 폭로전, '희망돼지' 거짓말로 드러나"

윤익한 | 기사입력 2003/10/30 [10:47]

지난해 노무현 후보 진영의 선거자금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간의 폭로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의 sk 비자금 100억 수수로 촉발된 대선자금 논란이 민주당과 우리당으로 전선을 달리하면서 정치권 전체가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대선 당시 열린우리당의 '이중장부'의혹에서부터 10월 29일 민주당 노관규 예결위원장이 노후보 진영의 회계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이상수 의원이 민주당의 총선자금과 회계비리에 있어 "결정적 문제를 알고 있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의 폭로전은 '전면전' 수준이다.

그러면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초미의 관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장관은 "철저한 수사"의지를 밝혔으나, 송광수 검찰총장은 수사에 외압이 들어오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검찰과 정치권의 갈등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10월 30일 조선·중앙·동아·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전날 노관규 예결위워장이 제기한 열린우리당의 회계조작 의혹 등 대선자금 관련 4대 의혹을 들며, "열린우리당이 먼저 밝혀라" "'돼지저금통 선거는 거짓말이었나"등의 비판적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조선 "신당은 민주당 위협만 하지 말고 바로 밝혀야"

▲조선일보 30일자 사설, 新黨 대선자금 영수증 왜 감추나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新黨 대선자금 영수증 왜 감추나>제하의 사설에서 신당의 이상수 의원이 대선자금 비정액 영수증 363장을 아직까지 민주당에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은 노무현 후보 선대위측에서 뭔가 감추려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신당측이 올해 조달했다는 45억원도 후원금이라고는 하지만 만약 대선 직후에 일어난 일이라면 당선축하금이나 권력보험금이란 의혹을 살 수도 있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신당은 또 민주당의 "어마어마한 돈 문제"가 뭔지 위협만 하지 말고 바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한나라당과 신당의 실무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거나 구속되는 시점에서 노무현대통령이나 이회창씨 등 당시의 후보들이 언제까지 몰랐다는 식으로 나올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앙 "정치개혁 명분 내세운 우리당 도덕적 명분 잃을 수도"

중앙일보는 <열린우리당이 먼저 고백하라>제하의 사설에서 대선 당시 盧후보 선거대책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과 열린우리당 측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다면서 ▶민주당 제주도지부 후원회 영수증을 이 의원이 갖고 나간 것 ▶영수증이 대선기간이 아닌 대선 후에 집중 발급된 것 ▶허위 회계처리와 자금세탁 의혹 등을 꼽았다.

사설은 또 이의원이 민주당 회계의 결정적 문제점을 알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털어놓으면 된다면서 뒷골목 세계를 보는 듯한 위협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 특검' 주장보다 치사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런 공방이 계속되면 열린우리당은 정치개혁의 명분을 내세워 새 정당을 만든 도덕적 명분마저 잃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다른 정당에 앞서 모든 불법자금에 대해 먼저 고백하라고 주장했다.

동아 "불법 대선자금 파문에 정기 국회 현안들 뒷전으로 밀려"

▲동아일보 30일자 사설,‘128억 회계부정’은 또 뭔가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128억 회계부정'은 또 뭔가>제하의 사설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거자금에 대해 '이중장부 존재' '영수증 증발' '대선 이후에도 모금'주장에 이어 회계부정의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온 시점에서 이상수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맞불을 놓고 있는 모습은 추악하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규명해줄 수 있는 곳은 검찰밖에 없다며, 한나라당에 치우치고 있다는 편파수사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설은 불법 대선자금 파문에 묻혀 정기 국회 회기 중 처리해야 할 주요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대선자금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향 "민주당-우리당 폭로전, '희망돼지 저금통' 거짓말로 드러나"

경향신문은 <검찰 좌고우면해선 안된다>제하의 사설에서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민주당 제주도지부 후원회 명의의 영수증과 통장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가 석연치 않다며 이처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폭로전 속에서 '희망돼지 저금통' 모금으로 역사상 가장 깨끗한 대선을 치렀다는 자화자찬이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여당의 비리의혹이 제기되면서 송광수 검찰총장이 심적 압박을 토로한 점을 들며, 만약 정치권이 검찰에 외압을 가해 수사강도를 낮추거나 물밑타협을 시도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 역시 대선자금 비리를 철저하게 파헤치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이날 4개 신문사는 공히 노관규 민주당 예결위원장의 폭로를 근거로 한 우리당의 '고백'을 비판하고 촉구하는 사설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이날 신문들은 대부분 지면을 통해 노위원장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이상수 의원의 반박을 싣고 있어, 이와 달리 사설에서 우리당으로의 '쏠림' 현상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사설에서 민주당과 우리당의 폭로전을 '진흙탕'싸움이라고 비판하면서 애초에 근거조차 밝히지 않는 민주당의 폭로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폭로'를 근거로 한 비판은 폭로를 시작한 측의 자료제시가 먼저이고, 이에 대한 해명을 듣는 것이 순리라는 얘기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주장이 아닌 일방의 폭로에 상대편의 해명을 촉구하고 아울러 도덕성을 언급하는 것은 '여론몰이'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동아일보가 지적한 바대로 정치권이 정기국회를 도외시하고 폭로전만 일삼고 있다는 주장도 적절하다. 그러나 어제자 한겨레가 지적한 대로 대선자금 문제가 '진흙탕' 싸움을 연상케 하더라도 결국 '정치개혁'이라는 총의를 담아낼 수 있다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과정이라고 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폭로전에 언론이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거나 냄비저널리즘으로 들고 일어서는 것은 결코 정쟁을 중단시킬 수도, 정치개혁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어렵다./미디어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